3일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빌 윈터스 회장의 구체적 일정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이 대표와 만나 토스뱅크 투자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윈터스 회장은 8월30일 방한했다.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30일 동안 근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윈터스 회장이 이번 근무기간에 핀테크산업 현장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토스뱅크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이 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나온다.
SC그룹은 비바리퍼블리카가 추진하고 있는 토스뱅크 설립에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6.67%를 들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도 올해 초 신년인사회에서 본사로부터 투자를 더 받을 계획이 없냐는 질문에 "토스뱅크에 참여했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박 행장은 2019년 10월 영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고 있는 위터스 회장을 자동차 안에서 설득해 토스뱅크 지분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올해 증권사 설립과 2021년 토스뱅크 설립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추가 자금을 확보가 절실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8월27일 토스증권의 금융투자업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 승인을 받으면 9월 안에 공식 출범도 가능하다.
토스증권 자본금은 320억 원으로 영업 확대를 위해 지속해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도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하고 5월 230억 원, 8월 100억 원 규모의 추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토스뱅크는 설립 이후 자본을 원활하게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카카오뱅크에 비춰보면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뱅크는 가장 먼저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했지만 자본확충 길이 막히며 1년 동안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초기 자본금 2500억 원으로 출발해 1조 원이 넘는 규모로 자본금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토스는 2015년 2월 설립 이후 5년 동안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왔는데 올해 4월 처음으로 월 단위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 대표는 토스가 월 단위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하면서 금융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보인 점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자금 확보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8월28일 2060억 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 세콰이어 차이나, 클라이너퍼킨스,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그레이하운드 캐피탈 등이 신규투자에 참여했다.
이 투자를 통해 비바리퍼블리카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6300억 원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면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앞서 206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글로벌투자자들로부터 약 3조1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은 토스증권, 토스뱅크 등 사업 다각화에 일부 사용될 예정"이라면서도 "토스 자체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공개는 2~3년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윈터스 회장은 2015년 2월부터 SC그룹을 이끌고 있다. 취임 뒤 두 달만에 한국을 방문해 투자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한국 핀테크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윈터스 회장은 올해 5월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 온라인 축사를 통해 "SC그룹 최초 모바일뱅킹앱을 한국에서 개발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 수준은 세계 어느 곳보다 앞서 있고 소비자들은 혁신기술 수요가 높고 수준이 높다"며 "한국기업과 협력으로 SC그룹 비즈니스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