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8-17 15: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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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GERD) '펙수프라잔'을 앞세워 국내외에서 놓인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마주한 현실이 펙수프라잔만으로 위기를 넘어서기에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17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전 대표는 최근 대웅제약의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GERD) 펙수프라잔을 중남미에 잇따라 수출하면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펙수프라잔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의 치료제로 기존 '양성자펌프 억제제(PPI)'를 대체할 차세대 치료제로 꼽힌다.
또한 기존 양성자펌프 억제제보다 빨리 효과가 나타나고 야간에도 우수한 산분비 억제력을 발휘해 안정적 수면을 가능하게 하며 식사 여부에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편의성 등이 강점이다.
대웅제약은 2019년 11월 펙수프라잔에 관하여 국내 임상3상을 마치고 12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NDA)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이르면 올해 안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의 국내시장 규모를 4700억 원 정도로 추산한다.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외에도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이 완치된 환자의 유지요법', '급성 또는 만성위염 환자' 등으로 치료영역을 넓히기 위한 국내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올해 안에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펙수프라잔의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또 펙수프라잔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최근 잇따른 해외 수출계약을 따내며 위기 극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13일 브라질 제약사 이엠에스(EMS)에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7300만 달러(867억 원) 규모로 수출했다.
1월에도 멕시코 제약사 목샤8에 5천만 달러(594억 원) 규모로 수출하며 모두 1억2300만 달러(1461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각각 1, 2위의 의약품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GBI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시장은 2022년에 400억 달러(47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대표는 5월에 열린 '미국 소화기학회(DDW)'에서 펙수프라잔의 국내 임상3상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펙수프라잔을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적응증 추가 및 차별화된 연구결과를 확보하는 등 추가적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활발한 해외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당면한 현실은 펙수프라잔만으로 극복하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펙수프라잔으로는 매년 600억 원가량의 매출을 내던 위궤양 치료제 '알비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만만치 않다. 알비스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인 '라니티딘'을 함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2019년 9월 말에 판매가 중지됐다.
여기에 펙수프라잔과 같은 차세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치료제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먼저 출시돼 급속도로 매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내 '30호' 신약으로 2019년 3월에 출시된 케이캡은 2019년에 매출 347억 원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20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둘러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소송에서 나보타의 미국내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할 것을 권고하는 판정을 받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최종판결 때까지는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수출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매출 감소에 따른 상반기 실적 감소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판결 결과에 따른 미국 수출 지속성 여부가 중요하다"며 "최종 판결에서 번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예비판정 결과가 지속된다면 나보타의 미국 수출금지 또는 소송 장기화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