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G통신 가입자가 737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 사이 알뜰폰 가입자 수는 내리막길을 지속하며 한 자리 수 점유율로 내려앉을 위기에 놓였다.
알뜰폰사업자들이 5G통신 요금제 등을 내놓으며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
16일 알뜰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단말기 확대, 특화서비스 요금제 출시 등을 포함하는 ‘알뜰폰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침체한 시장에 활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알뜰폰시장은 5G시대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고전하고 있다.
2019년 6월에서 2020년 6월까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14만 명 늘어났지만 알뜰폰 가입자 수는 75만6509명 줄어들었다.
알뜰폰은 이통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부가 서비스 등의 혜택이 없는 대신 저렴한 요금이 생명력이다.
하지만 5G시대에서는 더 이상 단순히 요금이 싸다는 장점만으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선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게다가 알뜰폰 5G요금제는 망 도매대가 요율 등으로 아직 가격 면에서도 확실한 차별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알뜰폰사업자들이 제공하는 5G요금제는 데이터 8~9기가바이트 제공에 3만 원대 후반, 데이터 200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6만 원대 초반으로 형성돼 있다.
이동통신3사의 5G 요금제와 비교해 1~2만 원가량 싸지만 이동통신사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선택하면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소비자 처지에서는 굳이 멤버십 등 서비스가 약한 알뜰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5G스마트폰 값이 고가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비싼 돈을 주고 기기를 산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계열의 알뜰폰사업자는 방송·통신 결합상품 등에서 길을 찾고 있지만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의 시장 영향력 확대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번 활성화대책은 단말기 공급부터 서비스 확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지원까지 아우르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알뜰폰시장 활성화에 관한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다양한 알뜰폰 단말기와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는 ‘알뜰폰 스퀘어’ 등의 조성은 오프라인 유통망이 약하고 20~30대 젊은 고객 확보의 과제를 안고 있는 알뜰폰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공동조달체계를 만들어 중저가 단말기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환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알뜰폰사업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소비자 수요가 높은 LTE, 5G망 도매대가 관련 부분이다.
알뜰폰은 자체적 통신망 없이 이동통신사들의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의 일부분을 이통사에 대가로 지불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TE정액형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도매대가 수익배분을 살펴보면 알뜰폰사업자가 50~60%, 이통사가 40~50%를 차지한다.
5G요금제에서는 이통사의 몫이 더 커진다.
이번 활성화대책에는 망 도매대가를 2019년과 비교해 10~20% 낮추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알뜰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알뜰폰시장은 3G, LTE가 중심”이라며 “5G시대 알뜰폰이 살아남으려면 이통사와 5G망 도매대가, 요금제에 관한 논의들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