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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강세에도 현대차가 차분한 이유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5-14 17: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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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강세에도 현대차가 차분한 이유  
▲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다. 수출비중이 높아 환율이 낮아질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원화강세로 입을 손실이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1026.3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 달러당 1020원대로 떨어진 뒤 계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자 일부에서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자동차 생산량 중 수출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5~80%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최대 수출시장이다. 그래서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손실이 생기게 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 현대기아차 매출은 약 2천억 원 줄어든다고 추산한다. 본래 현대기아차는 올해 초 환율이 105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기준을 잡고 수출전략을 짰다. 이 경우 3만8천 달러인 제네시스 한대를 미국에서 팔면 3900만 원의 매출이 들어온다. 그러나 1020원으로 환율이 떨어진다면 3876만 원으로 돈이 줄어든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은 원화강세 때문에 생길 손실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현대차는 미국을 비롯한 국외공장 생산비중이 60% 선으로 높아 환율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기아차는 국외생산 물량 비율이 전체의 43.5%로 현대차보다 낮지만 결제통화에 유로화 등을 추가해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발표될 신차도 현대기아차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 신형 제네시스를 내놓았고 신형 LF쏘나타도 곧 출시한다. 기아차도 신형 쏘울 등을 내놓아 현재 판매중인 K900과 함께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키움증권의 최원경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으로 현지공장 생산을 확대하고 5월 후의 신차 모멘텀으로 환율하락으로 입게 되는 수익성 악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공장 수출 물량 중 약 30%만 미국시장으로 간다”며 “현대기아차가 실질적으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노출된 비중은 전체의 10% 정도”라고 분석했다.


  원화강세에도 현대차가 차분한 이유  
▲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
다만 현대기아차는 환율변동에 따른 올해 2분기 매출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열린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환율변동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발동하겠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로화 등 기타 통화 결제 비율을 높이는 등 여러 비상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은 “올해 2분기에도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환율변동과 관련해 수출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대외 리스크 요인은 잠재해 있다”며 “수출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 애로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수출 주력 중소기업과 종합상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열었다. 수출업계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국내 기업의 외화표시 채무를 원화로 대출받아 상환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윤 장관은 한국전력 등 산하 공기업 대상으로 해당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무역보험공사도 중소기업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환변동 보험료를 추가 20%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보험 가입 한도도 대폭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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