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가 아파트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규제를 피해 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강남 등에 투기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서울 강남구의 삼성월드타워. <다음 거리뷰> |
19일 금융투자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는 6월 중순 서울 강남구 상성동의 '삼성월드타워'를 사들였다.
14층 높이의 이 건물은 46세대로 구성된 한 동짜리 아파트로 1997년 입주를 시작했다.
당초 한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이지스자산운용이 약 40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규모의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2019년 말 기준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32조 원을 넘어섰다.
사모펀드가 아파트를 통째로 매입하게 되면서 부동산 규제를 피하는 우회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개인이 투자용으로 다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모펀드라는 방식을 통해 투자하고 나중에 자산가치가 올라간 뒤 차익을 나누는 방식이라면 주택 규제를 피하려는 수단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에 투자한 개인은 펀드 뒤에 숨어서 다주택자 규제 등을 피하면서 부동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강남 등 특정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