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주가를 올리기 위해 분기배당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권 회장이 직접 여러 차례 주가부양 의지를 밝힌 뒤에도 주가가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자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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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 주가는 21일 전날보다 5.85% 오른 19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거의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포스코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포스코가 발표한 주가부양책이 영향을 끼쳤다.
포스코는 20일 2016년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분기배당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월 말, 6월 말, 9월 말, 연말까지 총 4회에 걸쳐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한 주당 중간배당으로 2천 원, 기말배당으로 6천 원을 집행했다.
포스코는 분기배당을 통해 배당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실질 배당수익률을 올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으려고 한다.
포스코는 또 그룹 계열사 임원 290여명이 10월부터 의무적으로 매월 급여의 10% 이상을 포스코그룹 계열의 7개 상장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주식을 매입하도록 했다.
권 회장이 강력한 주가방어 의지를 보인 것은 포스코의 주가하락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9월 36만 원대까지 올랐지만 1년 만에 반토막나며 현재 18만 원대를 오가고 있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해 권 회장에 대한 기대감에 30만 원대 근처를 오갔지만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포스코 실적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은 데다 구조조정도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지난 2월 포스코 기업설명회에서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주가하락에 따른 손해를 입힌 것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주당 배당금 8천 원 유지와 올해 순이익 2조 원 달성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3월 포스코건설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포스코 주가는 다시 내려앉았다.
권 회장이 지난 5월 계열사 대표 전원 사표제출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고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포스코 주가는 권 회장이 지난 7월1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고강도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인 7월17일 20만 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포스코 주가는 2004년 12월2일 사상 처음으로 20만 원을 넘은 뒤 20만 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포스코의 시가총액 순위는 2위에서 17위까지 떨어졌다. 포스코 주가는 2007년 10월 76만5천 원까지 오른 적도 있다. 현재 주가의 3배 수준이다.
포스코의 분기배당제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배당금의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일부 투자자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배당 횟수를 늘리지만 실제 배당금은 그대로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