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성장률을 3%대로 예상한 데 대해 ‘장및빛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경기 침체,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여전해 경제가 올해보다 딱히 나아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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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
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내년에 경제가 3.2%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7월의 전망치(3.3%)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지만 대부분 2%대를 예상하는 민간 경제연구소들보다는 여전히 높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한국경제연구원은 2.4%, 현대경제연구원은 2.5%, LG경제연구원은 2.6%를 각각 내놓았다.
이 총재는 3%대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우리 경제 생산성이라든지 자본 축적도 등을 고려할 때 3%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총재와 비슷하다.
최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세계 경제가 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선방하는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예상이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투입,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성장 급락세는 막았는데 이는 달리 해석하면 그만큼 소비의 자체 회복력이 약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데 대해 주거비 부담 및 고령화에 따른 소비성향 저하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과 내수부진이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인데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정말 의문스럽다”며 “3.2%는 굉장히 과장된 전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내년도 세계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내년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의 성장동력 약화로 과거 경제위기 때처럼 ‘V자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정부는 저성장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연구ㆍ개발(R&D) 투자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내부 구조개혁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