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6-26 15: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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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가 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노 대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에 성공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막고 소송 등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최근 분위기를 반전하려던 코오롱티슈진에 다시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과 관련해 사법처리까지 받게 되면 코오롱티슈진의 거래 재개는 더욱 멀어질 공산이 크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티슈진의 지분 17.80%를 직접 들고 있고 이 전 회장이 지분 45.83%를 보유한 코오롱이 코오롱티슈진 지분 27.21%를 확보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사기 등의 문제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는데 2021년 5월까지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현재 상장폐지가 유보돼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하나 남은 ‘반전카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다.
코오롱티슈진은 4월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미국 임상3상을 재개해도 된다는 공문을 수령해 임상3상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임상은 인보사의 초기물질 개발을 함께 했던 노문종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노 대표는 초기에 인보사 개발을 진행했던 연구원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도 코오롱티슈진에 남아있는 인물이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생명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코오롱에 입사해 코오롱중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실장으로서 이관희 인하대학교 교수팀과 인보사 연구를 진행했다.
노 대표는 인보사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3월 코오롱티슈진 대표에 올랐다.
노 대표는 임상3상에 속도를 내 2023년까지 미국에서 인보사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 대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보사의 국내 허가가 취소된 가장 큰 이유는 당초 연골유래 세포라고 신고했는데 나중에 보니 신장유래 세포로 밝혀졌기 때문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신장유래 세포여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이 이전까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 유효성을 인정하며 이를 기초로 성분변경으로 논란이 된 인보사 2액을 포함한 임상3상을 계속해도 좋다는 것을 미국 식품의약국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인보사가 미국에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코오롱티슈진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보사의 효능과 안전성을 미국에서 인정받는다면 코오롱티슈진은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보사 허가취소와 관련한 여러 소송에서 유리한 상황에 설 수 있다. 또 인보사를 국내에서 다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성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국내에서 성분 논란이 있었던 만큼 임상 참가자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또 인보사와 같은 줄기세포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문턱을 넘은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미국에서는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임상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안전성 등의 문제로 품목허가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게다가 인보사가 연골 재생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도 허가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는 국내 임상에서 연골 재생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통증완화제로 허가를 받았다”며 “이런 데이터를 보면 미국에서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