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출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유 본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출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한 세계무역기구체제를 복원하겠다”며 “한국이 세계무역기구 체제로 구축된 통상규범과 교역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한 만큼 우리 경험과 역량을 발휘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무역기구는 협상과 규범제정, 분쟁 해결 등 그 어느 기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1995년 출범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세계 무역질서에서 한국의 역할도 강조햇다.
유 본부장은 “현재 세계무역기구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사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갈등 등으로 정체된 만큼 한국이 회원국 사이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핑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출마가 한국과 일본 무역갈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유 본부장은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자리는 특정 소송에서 특정 국가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개별 소송은 개별 논리에 따라 철저히 준비해 대응해야 한다”며 일본 수출규제조치는 세계무역기구 규범을 위반했다는 게 우리 정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놓고 “미국 무역대표부의 기본적 태도는 세계무역기구 탈퇴가 아니라 세계무역기구 개혁”이라며 “그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가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는 게 미국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 등과 후보 출마를 놓고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 본부장은 “주요국들과 평소에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부는 23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유 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입후보를 의결했다.
한국의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현재 후보 등록을 한 나라는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몰도바 등 4곳이다.
정부는 산업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를 꾸려 유 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입후보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