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KB금융의 해외진출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KB금융은 카자흐스탄 BCC은행의 지분을 인수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낸 뒤 한동안 국내사업에만 집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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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을 앞세워 라오스 현지의 파이낸스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라오스에 진출하게 되면 오토바이와 자동차 할부금융사업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캐피탈은 할부금융업 노하우를 KB국민카드에 전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라오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등을 대상으로 한 리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할부금융회사의 수가 적다는 점을 주목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라오스 외 동남아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KB국민카드의 이런 움직임은 윤 회장이 최근 KB금융의 해외진출 의지를 보여준 것과 맞닿아 있다.
윤 회장은 9월25일 KB금융 창립 7주년 기념사에서 “정체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의 해외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4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은행을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메콩강 주변의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에 적극 진출시킬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중국 상하이지점을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안에 베트남 하노이 영업사무소의 지점 전환인가를 신청하고 내년 초에는 인도 뭄바이 영업사무소에 대한 지점 전환인가도 신청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성장세가 높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공략이 쉽지 않지만 현지영업을 점차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홍콩과 중국 등의 투자금융(IB)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9월 홍콩 현지법인을 지점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법인은 자체 신용등급이 없어 자금을 끌어오기 힘들고 여신한도도 적다. 하지만 지점은 여신한도와 자금조달금리를 본점과 비슷하게 적용받는다. 이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투자금융사업을 하려면 법인보다 지점이 더 도움이 된다.
KB금융은 해외진출 실패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KB금융은 2008년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인 BCC은행의 지분 41.9%를 9392억 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BCC은행은 2010년 2370억 원의 순손실을 낸 뒤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BCC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뒤 약 1조 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윤 회장이 다시 KB금융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런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