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3사가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건조 슬롯의 예약을 받았으나 발주시기나 척수를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카타르가 추진하는 LNG개발 프로젝트들의 개시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으며 시장상황이 달라질 만한 변수도 많다”며 “LNG운반선의 건조 슬롯 예약만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
카타르는 2027년까지 100척이 넘는 LNG운반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조선3사에 LNG운반선 건조 슬롯을 예약했다.
미국 골든패스 프로젝트에 필요한 27척, 카타르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필요한 60척, 카타르가스가 보유한 30여척의 교체물량 등이다.
그런데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필요로 하는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는 처음 카타르가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만 해도 가동 개시시점이 2023년이었으나 최근 2025년으로 밀렸다.
이 연구원은 “LNG운반선의 건조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선박 건조는 2022년부터 시작해도 된다”며 “카타르가 발주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봤다.
2027년까지 시장상황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1위 LNG 순수입국인 중국에서는 LNG 수입량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LNG운반선의 운임은 현재 하루 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낮아졌다. 2009년만 해도 LNG는 1mmbtu(영국열량단위)당 7달러를 웃돌았지만 지금은 2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연구원은 “선주들은 운송 제품의 가격이 떨어졌는데 약속을 지키겠다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선박을 발주하지는 않는다”며 “카타르가 약속한 100척도 정말 발주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 쉘)이 발주를 공언했던 부유식 LNG생산·저장·하역설비(LNG-FPSO) 10기를 예로 들었다.
2009년 쉘은 15년 동안 부유식 LNG생산·저장·하역설비 10기를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발주규모는 500억 달러로 186억 달러의 카타르 LNG운반선 프로젝트보다 규모가 컸다.
그러나 계획을 발표한 시점 이후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했다. 공급과잉 탓에 LNG 가격이 낮아지면서 심해에서 LNG를 생산하는 작업의 채산성이 떨어지게 됐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쉘이 발주한 부유식 LNG생산·저장·하역설비는 단 1기에 그쳤고 건조가격은 30억 달러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