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20-06-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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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이 신선식품을 확보하기 위해 농촌 및 어촌과 직거래 통로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선식품이 배송경쟁의 핵심품목으로 떠오르면서 속도뿐 아니라 신선함도 챙기기 위해서다.
▲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농어촌 등과 직거래 배송협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 pixabay>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농어촌 등과 직거래 배송협약을 잇달아 맺고 산지에서 직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 판로를 지원한다는 명목이지만 속내는 최근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사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직배송서비스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콜드체인 배송서비스와 로컬푸드 직매장을 활용해 당일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3~4시간 안에 고객의 집까지 배달하는 주문배송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신선식품은 상대적으로 매대에서 직접 상품을 보고 사는 경향이 짙었지만 '마켓컬리'가 등장한 뒤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데다 코로나19로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고객이 신선식품을 주문한 뒤 원하는 마트 매장에서 들고가는 서비스 등 매장을 거점으로 하는 온라인서비스도 시작됐다.
가전제품이나 옷 등 제조품에서는 이커머스와 대형마트의 품질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식료품의 경우는 대형마트가 한층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지와 계약생산 및 대량구매로 원가를 낮추고 유통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사업을 해오며 신뢰와 인프라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을 매장까지 들고오는 유통망과 보관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하는 이커머스보다 부담이 덜하다.
식료품은 상대적으로 가전제품이나 화장품 등과 비교해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품이지만 꾸준히 소비되는 품목인 만큼 안정적 수익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월마트가 아마존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서도 신선식품을 앞세워 위상을 지켰다.
아마존이 대표적 온라인 유통사로 자리 잡으면서 점차 밀리던 월마트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매장에서 받아가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았는데 효과가 컸다.
월마트는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 매출이 74% 급증하는 등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미국 매장 4700여 곳 가운데 2500곳을 온라인판매 지원매장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들도 월마트의 전략을 뒤쫓는 모양새다.
다만 기존 이커머스업체들도 신선식품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전라남도와 전주시, 강원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가전제품이나 화장품 등과 비교해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는 대규모 물류창고가 필요없다는 점도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웰빙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신선식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만큼 시장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전국 단위 배송이 아니라 지역 단위 배송으로 신선도에서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대형마트들에게 기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