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사업 수주에 성공해 2파전으로 치러졌던 GTX-A 노선사업 입찰에서 구겼던 '건설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현대건설은 신한은행 컨소시엄에 패배했던 GTX-A 입찰사례를 분석해 이번 GTX-C 노선사업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GTX-C 노선사업 입찰에는 현대건설 말고도 GS건설을 비롯한 3~4곳의 컨소시엄이 더 참여해 현대건설과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붙었던 GTX-A 노선사업 수주전보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GTX-C 노선은 사업비 4조3088억 원 규모로 경기 양주(덕정)~청량리~삼성~수원 74.2km(정거장 10개소) 구간을 잇는다.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11월 GTX-C 노선의 사업시행자 모집공고를 낼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GTX-A 입찰에 참가할 때보다 자금조달능력을 한층 강화해 GTX-C 입찰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GTX-A 노선사업 수주전에서 국토교통부는 특히 신한은행의 자금조달능력을 높게 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당시 공사비 원가 증액요인이 없이 금융기법을 활용해 4천억 원 정도의 정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GTX-A 노선 입찰에서 사업비 조달과 비용관리능력, 철도 이용 수요 창출능력 등에서 모두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아 앞으로 사회간접자본 민자사업 입찰에 금융기관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맞서기 위해 현대건설로선 우선 자금조달능력부터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GTX-C 노선사업 수주전에서는 공사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철도 수요를 늘리는 전략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TX-A 노선 입찰 당시 신한은행은 수서역에서 SRT를 이용할 때에는 GTX-A 요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SR과 협의해 수요층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 밖에도 출퇴근열차 운영시간을 4시간에서 5시간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통해 수요층을 확보하고 효율을 높이는데도 힘써 최종적으로 국토교통부의 선택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GTX-A 노선 수주 경쟁 당시 애초 고시됐던 노선에서 시청역을 추가하고 북한산국립공원 통과 구간 자연보존지구를 우회 통과하는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공사비나 효율보다는 기술 중심의 전략을 내세웠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TX-A 노선에서는 상대가 금융사 주관 컨소시엄이라 현대건설이 효과적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GTX-C 사업 수주전에서는 지난번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상황에 대비를 해서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GTX-C 노선사업은 양주(덕정)역, 청량리역, 삼성역, 수원역을 비롯한 10개 정거장을 일반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운행하기 때문에 수도권 동북부 및 남부지역의 광역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10월 끝날 것으로 보고 11월 사업시행자 모집 공고를 내서 내년 말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GTX-C사업은 매력적 사업이기 때문에 관심을 지니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