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판매량 반등에 성공할까?
중국 자동차시장이 현대기아차에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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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부터 배기량 1.6리터 이하 승용차에 대해 취득세를 기존 10%에서 5%로 인하한다. 인하 폭은 원화 기준으로 대략 50~130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서 차량 판매가 감소하자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에도 취득세를 낮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현대증권은 1일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현대기아차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의 승용차 가운데 1.6리터 이하 차종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에서 팔린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 가운데 배기량 1.6리터 이하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3%, 67%에 이른다.
채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원화약세의 지속, 글로벌 소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유연한 가격정책과 신차효과를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태도 현대기아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과 현대기아차, 토요타는 비슷한 가격대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특히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올해 1분기에 중국에서 거둔 이익은 폴크스바겐이 전 세계에서 거둔 이익의 48%를 차지했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들어 8월까지도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7.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기간에 GM은 점유율 16.8%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점유율 7.9%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예상보다 수혜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자동차산업의 환경 변화와 업계의 대응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폴크스바겐 사태로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얻는 이익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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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6월23일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폴크스바겐 판매량이 위축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이번 사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폴크스바겐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에서는 디젤차량을 판매하지 않는다”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돼 중국 소비자들이 단기적으로 구매를 회피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국내 자동차회사가 이번 사태로 수혜를 입으려면 경합 강도가 높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이 타격을 입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오히려 디젤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본 자동차회사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2곳의 합작회사를 통해 연간 3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팔고 있지만 디젤차량은 거의 판매하지 않고 있다. 2014년 전체 판매량 가운데 디젤차량의 비중은 0.1% 수준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