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04-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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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폐기물 처리회사인 코엔텍 인수에 성공할지 시선이 몰린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최대 인수전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안았지만 매력적 매물에 과감한 베팅을 할 만한 자금력은 더 풍부해졌다.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엔텍 인수전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로 선정된 인수후보들이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본입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적격예비인수후보로는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스틱인베스트먼트, IS동서-이앤에프PE 컨소시엄, 태영건설의 환경부문 중간지주사인 TSK코퍼레이션 등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엔텍은 울산을 중심으로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을 다루는 국내 상위권 폐기물 처리회사다. 소각과 매립, 폐열 재판매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으며 SKC, SK에너지, 현대자동차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실패하면서 투자여력이 충분히 남아있는 만큼 코엔텍 인수를 통한 명예 회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업계 1위 회사로 자금력이 풍부하고 인수합병 경험이 많아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부터 60억 달러(약 7조5천억 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1차로 42억 달러를 모집했고 기관투자자 자금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2조 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막판까지 경쟁을 벌이며 인수합병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도 이런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덕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엔텍의 예상 매각가격은 6천억 원 전후로 예상되지만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가격이 예상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업종의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MBK파트너스가 투자에 공을 들일 만한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투자에 나섰던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매각을 통한 엑시트 전략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2016년에 인수했던 두산공작기계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2019년 실적이 하락하면서 매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산공작기계는 2019년 연결기준 매출 1조4595억 원, 영업이익 1777억 원을 거둬 2018년보다 각각 18%, 25% 정도 감소했다.
2013년 인수한 네파와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도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반면 폐기물 처리업은 경기를 잘 타지 않고 현금 창출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엔텍은 2019년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 284억 원을 거뒀는데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했다. 매출액도 2016년 486억 원, 2017년 536억 원, 2018년 643억 원, 2019년 711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5월 시행을 앞둔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이 폐기물 배출자의 책임을 강화하면서 폐기물 처리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주민 반발 등으로 폐기물 처리시설 인프라 확장이 어려워져 기존 폐기물 처리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코엔텍의 폐기물 매립단가는 2018년 톤당 12만1천 원에서 2019년 톤당 18만6천 원으로 54%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톤당 5만5천 원이었던 2013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폐기물 처리회사에 관심이 높아 추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태영건설, 호반건설 등 건설사들을 비롯해 약 10개 회사들이 코엔텍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이 주춤한 가운데 폐기물 처리사업은 신사업 진출을 통한 확장 가능성이 작다는 아쉬움이 있는 만큼 본입찰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