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코로나19 악재를 감안하면 1분기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은행분야를 통한 비이자수익 증가 등 수익구조를 개선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실적에서 전반적 수수료 사업의 고른 성장세 등 비이자이익 개선이 눈에 띈다"며 "앞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실물경제 우려도 비이자수익 확대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자수익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비은행분야를 강화해왔다.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특히 우리종합금융이 1분기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5182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8.9% 감소했다. 반면 우리종합금융은 1분기 순이익 134억 원을 거둬 1년 전과 비교해 8.4% 증가했다.
우리종합금융은 1분기 기준으로 총자산 3조8천억 원으로 집계돼 우리카드 10조2천억 원, 우리자산신탁 28조 원, 우리자산운용 19조5천억 원, 우리글로벌자산운용 8조1천억 원 등 다른 자회사에 비해 규모가 작다. 하지만 우리카드(510억 원)를 제외하고 이들 자회사의 순이익 규모를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종합금융은 2017년 191억 원, 2018년 334억 원, 2019년 474억 원 등 순이익을 내 연간 흑자폭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1분기와 같은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우리종합금융이 연이어 좋은 실적을 내는 데는 기존 여신 및 유가증권 자산이 지속해서 증가한 덕분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 금융정책 기조 속에서 기업투자금융(CIB) 강화를 위해 투자은행(IB) 부문을 확대하고 수익원에서 수수료 수익 비중을 늘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종합금융은 2019년 5월 기업투자금융 사업본부와 채권·외환·상품(FICC)금융부를 신설하는 등 투자은행 업무와 유가증권 운용업무 조직과 인력을 보강했다.
신설 사업부를 통해 그룹계열사 사이에 시너지를 확대해 인수금융과 프로젝트자금조달(PF), 채권발행시장(DCM), 벤처금융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종합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신규 수익원 창출 등 적극적 영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기업투자금융 영업, 채권운용 및 중개업무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비이자이익 증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종합금융은 국내에서 유일한 전업종합금융사로 은행업무와 겸업해 주식위탁매매를 제외한 증권사의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전체 이익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은행, 카드에 크게 뒤처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비은행 강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 이유다.
손태승 회장은 2019년 11월 우리종합금융을 '우리금융남산타워'로 이전하는 자리에서 “우리금융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종합금융 역할에 기대가 크다”며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이 통합해 구축한 기업투자금융(CIB) 체계를 활용해 투자은행(IB)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그룹사와 적극적으로 협업해 그룹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며 2분기부터 은행업계에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손 회장의 우리종합금융을 향한 기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내놓은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수익구조가 이자이익에 치우치면서 저금리·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제고도 제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실적은 1분기까지 코로나사태가 은행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던 데다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 여신에 관한 추가 충당금을 반영하지 않아 1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할인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