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남양유업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유식사업 '케어비'가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이유식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소비문화의 변화가 남양유업의 케어비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케어비는 남양유업의 맞춤 이유식을 배달하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서비스로 스마트폰으로 이유식을 주문하면 전국의 남양유업 가정배달 대리점을 통해 배달한다.
케어비는 주문 과정에서 고객이 직접 아이의 특성에 맞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케어비는 최근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열풍인 구독경제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케어비 이유식 배달 사업으로 전국에 있는 남양유업의 가정배달 대리점주들에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힘을 쓰고 있는데 케어비 출범도 이런 사업 다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모든 임직원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새로운 시장 개척과 미래 성장 먹거리 창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이 난관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성장동력으로 케어비가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앞으로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성인 3280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소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8%가 직원을 통하는 소비보다 비대면 소비를 더욱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된다면 케어비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앞세워 소비자들에 쉽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이유식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남양유업이 케어비에 기대를 거는 요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이유식시장은 2014년 403억 원에서 2016년 620억 원까지 규모가 늘었다. 최근 공식집계가 없지만 이유식업계 일각에서는 2019년 이유식시장 규모가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현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유부문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2020년 상반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급식우유 수요가 끊긴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유업계에 따르면 급식우유시장 규모는 16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30% 가량을 남양유업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초·중·고등학교가 온라인 개강을 하면서 급식우유의 수요 자체가 사라졌는데 우유업계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의 급식우유부문 3월 피해 예상액이 50억 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남양유업은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08억 원, 영업이익 4억1735만 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2018년(85억 원)보다 90% 넘게 줄었다.
남양유업은 2012년 매출 1조3650억 원, 영업이익 637억 원을 냈는데 갑횡포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일면서 실적이 추락했다. 7년 동안 매출은 24% 줄었고 영업이익은 99.4%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4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임원을 포함한 팀장급 관리자의 상여비 30%와 휴가비 50%를 반납하는 내용의 동의서를 받고 업무지원비와 식대, 출장비 등도 대폭 삭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