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마음을 담다' 캠페인 광고영상. < KT > |
KT 광고가 장애와 관련해 차별적 인식을 조장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각장애가 있는 진정인 7명과 시민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23일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의 ‘마음을 담다’ 광고가 장애인을 향한 편견을 강화한다며 인권위에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낸다고 말했다.
KT는 선천적 청각장애인 김소희씨에게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로 목소리를 구현해 주는 내용의 ‘마음을 담다’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목소리가 유사한 가족들의 음성데이터를 이용해 목소리를 만드는 ‘목소리 찾기’ 프로그램 신청자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인과 시민단체는 KT의 광고가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어의 지위를 낮춰 차별을 확산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들은 “비장애인들에게 수어로 생활하는 것은 불완전하고 음성언어로 생활해야 정상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수어가 한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고유한 언어임을 규정한 한국 수화언어법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우리 사회가 언어로서 수어를 인정한다면 광고에서처럼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며 “수어에 차별적 현실을 무시한 KT 광고는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을 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KT가 장애인 관련 광고를 제작할 때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수어를 향한 인식 전환을 위해 청각장애인 가족의 목소리를 수어로 변환하는 광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진정인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며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의 입장에서 더 나은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