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이 이미지센서(CIS)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성과가 이어지며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비메모리 1위라는 '반도체 비전 2030'의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시스템온칩(SoC) 브랜드 엑시노스의 분발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
삼성전자는 24일 반도체 비전 2030 발표 1주년을 맞는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2019년 15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비전 2030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시스템LSI사업부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모바일칩 등이 고루 선전해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업계 1위에 올라있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다. 2002년부터 17년째 삼성전자는 세계 디스플레이 구동칩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의 90% 이상이 삼성전자의 구동칩을 사용하고 있다. 올레드 스마트폰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 향후 디스플레이 구동칩사업은 지속성장이 기대된다.
이미지센서는 시장 점유율 2위이지만 2019년 세계 최초로 1억 화소 제품을 선보여 기술력을 입증했다. 경쟁사인 LG전자, 샤오미는 물론 이미지센서업계 1위인 소니까지 스마트폰 제품에 삼성전자 이미지센서를 채택하는 등 성능을 인정받는다.
최근에는 1억5천만 화소 제품까지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기술 리더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사람 눈을 넘어서는 6억 화소 개발까지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육성계획을 밝히고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커스텀SoC팀을 출범시키는 등 시스템LSI사업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SoC사업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있다.
대표 브랜드인 엑시노스의 성능이 업계 리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월 열린 주총 때는 한 주주는 엑시노스가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떨어지는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계속 사용하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중앙처리장치(CPU) 자체 개발에서도 손을 뗐다. 2019년 11월 CPU 코어를 독자 개발하기 위한 몽구스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던 미국 오스틴연구센터와 어드밴스드컴퓨팅랩을 폐쇄했다. 기술 경쟁력에 한계를 느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글로벌 모바일AP시장에서 3위권에 올라 있다. 구글 맞춤형 칩셋을 개발하고 테슬라,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등 고객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여기서 탄력을 붙여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1위로 도약하려면 메모리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엑시노스 제품도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인력 확대와 외부협업을 통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나아가 인수합병(M&A)까지 적극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최근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엔비디아는 8조 원 규모 서버기업 멜라녹스를 인수했고 인피니언은 자동차반도체기업 사이프러스를 품에 안았다.
시스템반도체사업의 성공은 반도체 비전 2030의 다른 축인 파운드리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아 시스템LSI 제품은 모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시장 2위지만 점유율은 2020년 1분기 기준 15.9%로 1위 TSMC(54.1%)와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의 상당부분이 시스템LSI사업 자체 물량으로 파악되고 있어 파운드리 점유율 상승을 위해서라도 시스템LSI사업의 성장이 절실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