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2030세대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30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 콘셉트의 영패션 전문관을 운영하고 VIP고객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VIP 문턱을 낮추면서 맞춤전략을 펴고 있다.
2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올해 봄 정기세일에서 명품 매출은 지난해 봄 세일과 비교해 6.1%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명품 매출이 20%가량 줄었는데 4월부터 다시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세대(1980년~2000년 출생자)가 최근 부유함과 소비 성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하는 ‘플렉스’ 문화가 퍼지면서 명품 구매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플렉스는 영어 단어로 ‘구부리다’, ‘근육에 힘을 주다’라는 뜻이지만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부유함과 귀중품을 뽐내는 모습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구매력이 크지는 않지만 명품 브랜드 신발이나 소형 가방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명품들을 많이 구매하면서 국내 명품시장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2019년 자체 설문조사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2030대의 명품 구매건수는 2년 사이 7.5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명품시장 규모가 같은 기간 3.5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030세대의 명품 구매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신세계백화점에서도 4월1일부터 16일까지 20대 소비자 명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문관'이라는 편집매장을 통해 성과를 냈는데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영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을 선보였다.
2030세대 고객 비중이 높은 영등포점에서 영패션 전문관 등을 열면서 20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브랜드를 넣었다.
영등포점 영패션 전문관은 지하 2층 전체를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스타일 쇼케이스’와 해외 명품을 직매입해 할인폭을 높인 ‘팩토리 스토어’ 등으로 꾸몄다.
팩토리 스토어에서도 밀레니얼세대가 선호하는 해외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채웠다.
신세계백화점의 핵심 매장인 강남점에서는 1층 공간을 아예 팝업매장으로 꾸며 명품 브랜드들의 ‘쇼룸’처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1층 공간에 여러 명품 브랜드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2030대들에게 편하게 여러 명품 브랜드들을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30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VIP 구매 기준을 낮춰 카드만 발급해도 VIP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면서 ‘충성고객’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30세대들에게 일찍부터 VIP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구매력이 커질 때 명품뿐 아니라 식품이나 가전 등 전체적 소비를 백화점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5단계였던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의 VIP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400만 원 구매한 고객들에게 VIP 자격을 부여했다.
레드 등급에서 실제로 2030대 비중이 66%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VIP서비스 제공을 신용카드로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 삼성카드와 손잡고 백화점 VIP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세계 THE S 카드를 내놨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0대가 명품 소비의 새 고객층으로 떠오른 데다 미래 잠재고객인 만큼 밀레니얼세대가 선호하는 서비스나 브랜드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