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분기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신규일감 6632억 원 규모를 확보하며 현대건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위 현대건설과 차이는 560억 원에 그치고 3위 GS건설과 차이는 3천억 원이 넘는다.
롯데건설이 올해 서울 강북권 대형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9200억 원 규모의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다면 도시정비 수주시장 톱3 건설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나온다.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해부터 시공사 선정 작업을 진행했는데 앞서 진행한 2번의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요건을 충족했다.
롯데건설은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 첫 번째와 두 번째 입찰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건설사다.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이 일부 조합원의 반발로 수의계약 진행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지만 수의계약을 선택한다면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이 현재 상황에서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다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1조6천억 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 도시정비 수주시장 흐름을 보면 일감 자체가 줄면서 대형건설사들은 2조 원 미만의 수주로도 톱3 건설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상황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수주시장 톱3에 단골로 들며 최상위 아파트 브랜드를 지닌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은 사업비가 2조 원에 육박하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는 건설사는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수주규모가 줄 수밖에 없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올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 복귀했지만 현재 준비하고 있는 서울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 사업을 모두 따낸다해도 수주 규모는 1조 원이 갓 넘는 수준에 그친다.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한남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 등이 속도를 내지 않는다면 수주 확대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롯데건설이 올해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만 잡더라도 상황에 따라 톱3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롯데건설은 14일 열린 대전 삼성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지속해서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석주 사장은 2017년 취임 이후 주택사업에 지속해서 힘을 줬으나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3위 안에 든 적이 없다.
톱3는 그 자체로 건설업계 위상에서 상징성을 지닐뿐더러 롯데건설에게는 홍보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건설은 매년 도시정비 수주시장 순위가 오르고 있다.
하 사장은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3위 안에 든 적은 없지만 아파트 브랜드 ‘롯데캐슬’을 앞세워 2017년 5위, 2018년과 2019년 4위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도시정비 수주시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아 대형건설사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으로 순위 상승은 그만큼 많은 소비자에게 아파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롯데건설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순위를 높여 톱3 건설사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수주전에서 아파트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르엘 대치 투시도.
하 사장은 지난해 롯데캐슬을 뛰어넘는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을 출시했다. 롯데건설은 아직 르엘로 수주전을 치른 적이 없는데 올해 톱3 건설사에 든다면 르엘 역시 자연스럽게 브랜드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하 사장이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점 등이 앞으로 도시정비사업 기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나온다.
비상경영체제에 따라 비용을 절감하기로 한 만큼 아무래도 홍보비용을 많이 써야하는 주요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8천억 원 규모의 서울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다가 막판에 발을 뺐는데 건설업계에서는 비상경영체제에 따른 선택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에 따라 사업성을 더욱 철저히 따져야 하는 만큼 우량한 사업장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된 측면도 있다”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입지와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이라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