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용우 홍성국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연합뉴스> |
대기업 경험을 내세운 여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제법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업인 출신 의원들이 ‘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많다.
16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가 마무리되며
이용우 고양정 당선인,
홍성국 세종갑 당선인, 양향자 광주서구을 당선인 등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국회 입성이 확정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점이다.
이용우 당선인은 2016년 카카오 공동대표에 오른 뒤 올해 1월까지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맡았다. 민주당의 21대 총선 7번째 영입인사로 발탁됐다.
홍성국 당선인은 미래에셋대우(전 대우증권) 출신이다. 2014년 대우증권 최초의 공채 출신 사장으로 선임돼 2016년 11월 퇴임했다. 민주당 17번째 총선 인재로 영입됐다.
양향자 당선인은 삼성그룹 사상 첫 여자상업고등학교 출신 임원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에서 상무까지 올랐다.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일찌감치 20대 총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나란히 초선 의원이 됐다.
실물경제에 밝은 기업인 출신 의원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에서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21대 국회의 당면과제는 ‘코로나19 극복’이 꼽히고 있다. 특히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2%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예측이 맞는다면 한국경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5.1% 성장을 한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미래통합당 등 보수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이 이런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의심의 눈길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대전에서 “3년 동안 경제정책 무능으로 인해 우리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말단의 경제주체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바이러스가 지나가면 ‘경제 바이러스’가 올 것인데 정부가 그것을 극복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여대야소’를 선택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정부를 도와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한다.
이용우 홍성국 양향자 당선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로 세 당선인은 모두 민주당의 경제정책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이용우 당선인은 현재 민주당 규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홍성국 당선인은 민주당이 최근 신설한 경제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양향자 당선인은 2019년 한국과 일본 갈등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특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했다.
기업인 출신 당선인들이 민주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지역구의 경제 활성화에 당 차원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세 당선인의 공약을 보면 모두 지역에 기업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용우 당선인은 CJ라이브시티, 방송영상밸리, 테크노밸리, 킨텍스3전시장 등 지역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상·바이오·헬스케어와 같은 4차산업 기업을 고양시에 유치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홍성국 당선인은 세종시를 첨단기술의 시험장(테스트베드)으로 만들어 소프트웨어산업, 청년 스타트업 등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양향자 당선인은 광주시에 삼성전자 전장산업과 관련한 공장을 끌어오겠다고 공약했다. 2016년 선거 때도 같은 공약을 내걸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기업인 출신 초선 의원들이 경제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을 설득해 지역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인 출신 후보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김병관 전 민주당 성남분당갑 후보는 게임업체 웹젠을 창업해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쓴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김은혜 통합당 당선인에게 밀려 국회 재입성이 좌절됐다.
또 김란숙 IT여성기업인협회(KIBWA) 수석부회장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39번으로 끝자리에 가까운 번호를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