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거대 양당의 치열한 진보-보수 진영싸움에 지역구도가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다.
15일 지상파방송3사의 공동출구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번 총선에서 영남과 호남에서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성향이 더욱 강해져 지역색채가 더욱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을 보면 전체 65석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우세한 지역이 50석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은 6곳이지만 이마저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보수의 중심으로 꼽히는 대구에서는 미래통합당이 12석 모든 의석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다.
20대 총선만 해도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수성구갑에서 승리하고 민주당계 홍의락 의원이 북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이번 출구조사 결과는 낙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설자리가 크게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부산에서만 5석을 따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1% 안팎의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가 3곳에 불과하다. 반면 전체 18석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10곳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만 보면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부산·경남 지역의 '낙동강 벨트'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와 부산 일부 지역구에서 민주당 출신 당선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보수 일색의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역구도를 깨뜨렸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4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통합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영남=보수의 텃밭’이라는 공식이 다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여러 후보들은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며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부겸 의원은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대구에 다시 출마하며 더불어민주당 출신 최초의 대구 재선 의원까지 노렸다.
김 의원은 대선후보로 뛰겠다는 '큰 꿈'까지 밝혔지만 유권자들은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통합당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호남). |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 맹주라는 타이틀을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28석 가운데 27석을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총선과 비교할 때 의석 수가 24석 늘어나는 것이다.
호남 역시 20대 총선에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광주 유권자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8석 모두를 몰아줬다. 국민의당은 전북과 전남에서도 각각 7석, 8석을 차지해 호남에서만 23석을 얻었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압승했던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이강래 민주당 후보가 45.8%를 얻어 이용호 무소속 후보(50.8%)에게 5%포인트 차이로 뒤쳐진 것을 뺀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