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인터넷·게임·콘텐츠

[오늘Who] 김범준, 배달의민족 사회적 책임에 둔감했다 호된 신고식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20-04-14 16:54:5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대표로서 책임지는 첫 사업구조 개편부터 제동이 걸렸다. 김 대표는 이전까지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발전에 집중해왔다.
 
[오늘Who] 김범준, 배달의민족 사회적 책임에 둔감했다 호된 신고식
▲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배달의민족이 적용받는 엄격한 사회적 잣대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은 명목적으로 내세우는 ‘깃발 꽂기 폐해’를 없애는 일뿐 아니라 다시 흑자를 내는 데도 걸림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요금체계를 기존대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1월 대표를 맡기 전까지 최고기술책임자로 일했다. SK플래닛에서 데이터플랫폼 개발을 이끌다가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김범준 대표를 대표로 선임한 데는 배달의민족의 정보통신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김 대표는 우아한형제들로 옮긴 뒤 개발언어를 자바로 통합하고 서버를 아마존웹서비스로 옮겨 클라우드기술을 적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현대엘리베이터, 건국대학교 등과 함께 무인 배달로봇을 연구하고 있으며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로봇 ‘딜리’를 확장 중이다.

기술에만 집중해온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 요금체계 개편이 이처럼 일파만파의 사회적 반향을 불러올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은 1일 광고 중심의 정액제 요금체계에서 수수료 기반의 정률제 체계로 바꿨다. 그러나 열흘 만에 변경을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초리가 따가운 데다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배달의민족의 요금제 변경을 비판하며 공공 배달앱을 만들겠다는 목소리를 내자 후퇴했다.

김 대표는 10일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아한형제들이 요구받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에게 특히 어려운 숙제를 물려받았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를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김봉진 전 대표는 아시아사업을 맡기로 하고 한국사업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의장만 달고 있다.

‘경영하는 디자이너’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면서 ‘착한 기업’으로 디자인해 놓은 터라 김범준 대표의 어깨가 더 무겁다.

김봉진 의장은 2015년 ‘바로결제 수수료’를 폐지했다. 외식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면서 정액제 광고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는 2018년에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슈퍼리스트’ 광고를 놓고 질타를 받자 “사장님들이 원한다면 광고 낙찰가격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하고 곧바로 실행했다.

이번 요금체계 변경을 놓고도 수수료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이 적용한 수수료율은 5.8%로 ‘배달요기요’가 책정하는 12.5%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요금체계를 기존대로 되돌리기로 결정했으나 나중에 개편하겠다는 의지는 유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 방식은 외식업주 가게의 경쟁력이 아니라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자금력에 따라 노출이 결정된다”며 “자금력이 큰 외식업주들이 소상공인들을 밀어내는 것을 바로잡아달라는 국민청원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깃발 꽂기 폐해’로 불리는 문제다.

그러나 놀란 가슴을 추스려야 하는 김 대표는 당분간 요금제 개편에 속도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으로 주요 정책은 업주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해 바꾸겠다”며 “소통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 관계부처, 각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약속했다.

엄격한 사회적 잣대는 우아한형제들이 다시 흑자를 내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매출 5654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80% 늘었으며 처음으로 흑자를 낸 2016년과 비교하면 6.7배 증가했다. 그러나 적자로 전환하며 영업손실을 364억 원 냈다.

배달요기요뿐 아니라 경쟁업체인 쿠팡이 ‘쿠팡이츠’로, 위메프가 ‘위메프오’ 등으로 공세를 펼치는 데 따라 마케팅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최신기사

권한대행 한덕수 국회의장 우원식 예방, "정부 국회와 합심해 위기 극복"
헌재 탄핵심판 심리 절차 준비, 16일 윤석열에게 답변서 제출 요청
한동훈 16일 오전 기자회견 열기로, '대표 사퇴 의사 밝힐 듯'
권성동 이재명의 '국정안정협의체' 제안 거부, "국힘 여전히 여당" "당정협의로 운영"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서, "MBK파트너스 비밀유지계약 위반 조사 필요"
한국은행 "'계엄사태' 이후 실물경제 위축 조짐, 장기화 되면 모든 수단 동원"
SK하이닉스 HBM 생산능력 확대, 청주공장에 D램 인력 추가 배치
탄핵 격랑에도 '대왕고래' 시추 시작, 석유공사 첫 결과 내년 상반기 나올 듯
권한대행 한덕수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 만나, "모든 정부 조직은 권한대행 지원 체제로"
서울 '악성 미분양' 3년 만에 최대, 청약 경쟁률은 3년 만에 최고치로 '양극화'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