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인사체계를 대폭 개편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최소 근무연수를 대폭 줄여 능력 중심으로 승진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정 부회장은 15일 페이스북에서 “현재 직급에서 2년을 채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직원을 모두 승진후보로 삼겠다”며 “근무연수가 아니라 능력 위주로 승진자를 찾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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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
이번에 개편된 인사체제는 2016년 초 승진심사부터 시행된다. HMC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도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승진을 위한 최소 근무연수로 ‘4-4-5-5’를 적용해왔다. 사원과 대리는 4년, 과장과 차장은 5년 동안 직급에서 일해야 승진심사 대상이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이 최소 근무연수를 2년으로 똑같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 직원은 25세에 입사해 가장 빨리 승진한다면 33세에 부장을 맡게 된다. 이전에는 같은 경우 43세가 돼야 부장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진급에 필요한 최소 근무연수를 정한 이유는 행정의 편의성과 조직안정이었다”며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맞으며 조직에 충분한 동력을 제공하는지 깊이 반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동안 현재 직급에 있어야 한다고 지정한 것은 다음의 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라며 “우수한 직원들의 약진과 동기 부여에 우선을 둔 새로운 시도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부터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직원의 역량과 업적을 분리해 평가하는 ‘투트랙’을 인사체계에 적용하고 있다.
역량평가는 직원의 업무능력, 대인관계, 전문성 등을 직원 간의 서술을 통해 평가하는 것으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승진 여부가 결정된다.
업적평가는 직원의 실적 등 정량적 지표를 평가하는 것으로 이 평가결과는 승진심사에서 배제되며 대신 인센티브 등으로 보상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적 위주로 진급심사를 할 경우 능력이 뛰어난 직원도 조직의 구조적인 제약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잘하는 직원들을 인정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해진 틀을 깼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개인의 강점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전형을 도입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지난해부터 ‘스페셜 트랙’이라는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스페셜 트랙은 일반적인 기준 대신 지원자의 특정한 역량과 성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스펙’이 좋은 지원자에게 유리한 기존의 채용방법 외에 다른 방식도 필요하다”며 “단순한 괴짜를 뽑는 것이 아니라 한 분야에 열정을 쏟아 강점으로 만든 인재를 받아들여 조직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이런 채용방식으로 글로벌 토론대회 수상자와 창업 경험자 등 5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밴드 보컬과 논문대회 입상자 등 3명을 뽑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