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6일 만에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사 모두 파업과 직장폐쇄에 따른 피로도가 상당한 데다 지역여론도 악화하고 있지만 다음 교섭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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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이 지난달 21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 노조 파업으로 대체 근무를 하고 있는 현장관리자와 일반직 사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
금호타이어는 14일 광주공장에서 양측 교섭위원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차 본교섭을 열었다. 지난 8일 17차 본교섭 이후 6일 만이다.
이번 본교섭은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과 허용대 금호타이어 노조위원장의 대표 단독면담이 사실상 결렬된 뒤 처음으로 열렸다.
하지만 교섭은 시작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김 사장과 허 위원장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단독 대표면담을 진행하며 이견을 좁히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은 내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데 대해 대체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조건으로 지급하기로 한 일시금의 액수를 놓고 의견차이를 보였다.
회사는 1인당 300만 원의 일시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일시금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파업기간 근로자의 임금손실이 300만 원을 넘은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회사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금 액수에 대한 의견차이는 18차 본교섭에서도 전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9일째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가 설립된 이후 최장기록으로 2009년의 16일을 넘어선 지 오래다.
회사의 직장폐쇄도 통상 일주일 안에 해제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 9일째로 접어들었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과 2011년에도 직장폐쇄를 했지만 두 번 모두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다.
노사 양측 모두 파업과 직장폐쇄에 따른 금전적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노사가 서로를 고소, 고발하는 등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12일 노조가 파업 이후 대규모 집회를 열어 회사 운동장의 시설물을 훼손했다며 노조 관계자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또 대체근로자를 투입한 회사를 방해하기 위해 공장의 임시 출입문을 차량으로 막은 노조원도 고소했다.
노조도 같은 날 회사가 퇴직한 협력업체 직원을 대체근로에 투입하는 등 불법 대체근로를 하고 있다며 김 사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금호타이어는 13일까지 12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협력업체의 매출손실이 35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회사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노동자의 임금손실도 1인당 평균 35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