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금리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이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금리 수준에서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광의통화(M2) 증가율도 9%에 이른다”며 “여러가지 지표를 볼 때 지금의 금리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로 완화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광의통화는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및 금융채권, 시장형 상품, 실적배당형 상품 등이 포함된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포함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 충격요소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문제의 경우 이미 예고된 사안인 데다 한국의 기초경제가 건실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경제상황의 흐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언급에 비춰볼 때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본다”며 “우리나라는 기초경제 여건 등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이 다른 신흥시장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최근 3개월간 10조 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했다”며 “이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대외 위험이 확대되면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와 비교해볼 때 우려할 상황이 아니고 지난 2013년 긴축발작 때보다는 외국인 투자자금 감소 규모나 속도, 강도 면에서 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외환보유액도 상당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은행 부분의 외환건전성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발작(테이퍼탠트럼)이란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처음으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시사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증시가 요동을 쳤던 현상을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