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 최지은 후보가 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민주당 사상 첫 당선에 도전한다. 이 선거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도전했던 곳이다.
민주당은 북강서을의 현안인 명지국제신도시 활성화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최 후보를 내세웠고 미래통합당은 당내 청년보수를 대표하는 김원성 최고위원을 투입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의 표심을 잡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최지은(왼쪽) 박사와 김원성 미래통합당 최고의원. |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후보는 하버드와 옥스퍼드대학을 거쳐 여러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험을 내세워 지지부진한 명지국제신도시 사업을 완성하겠다는 공약을 적극 앞세우고 있다.
명지국제신도시는 부산시가 자족형 명품도시를 내걸고 추진 중인 사업이다.
비교적 빠르게 조성된 주거시설과 비교해 외국계 기업과 국제기구 등의 유치가 지지부진해 2단계 사업이 2022년으로 미뤄졌다.
최 후보는 하버드와 옥스퍼드 대학을 거쳐 여러 국제기관에서 일한 경험을 내세워 명지국제신도시 사업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2월 출마 선언에서도 옥스퍼드 등 해외 명문 학교와의 연계프로그램,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 외국계 기업 유치를 강조했다.
최 후보는 1980년 부산 출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과 국제개발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프리카개발은행과 세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으며 2011년 아랍 지역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 국면에서 혁명의 주요 원인을 고용 없는 성장과 극심한 경제불황으로 진단하고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2020년 1월 글로벌 경제 전문가로 민주당에 영입됐고 언론에서는 그를 ‘제2의 강경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 후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1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역주의를 넘어 부산경제의 벽을 깨는 '바보 최지은'이 되고 싶다”며 “험지라고 이길 수 없다고 말하는 고정관념을 실력과 열정으로 부수고 반드시 승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에서는 젊은 보수 리더로 꼽히는 김원성 최고위원이 나선다.
김 최고위원은 이언주 통합당 의원이 이끌었던 '미래를 향한 전진4.0'의 전략기획국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북강서을에서 젊은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층에서 통합당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젊은 유권자의 일부만 흡수해도 보수의 텃밭인 북강서을을 지키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도 2월 공천을 신청할 때 "보수진영에서도 승리가 관건인 만큼 저를 지지해주실 것"이라며 "중도나, 합리적인 진보진영 젊은 층에서 상당히 공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젊음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청년혁신모임'의 대표를 맡으며 젊은층과 소통해 온 경험이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청년혁신모임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계기로 현정부에 반대하는 여러 대학 총학생회와 벤처기업 대표 등이 함께 참여해 만든 단체다.
통합당에서는 재선의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한 뒤 북강서을에 적합한 후보를 찾는데 공을 들여왔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 석권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보수정당 텃밭인 북강서을을 빼앗긴다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북강서을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 부산의 거물 정치인들이 거명됐으나 2월 민주당이 올해 만 40세인 최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통합당도 맞불작전으로 젊은 신인인 김 최고위원을 투입했다.
김 최고위원은 1975년 부산 출생으로 경찰대학교를 졸업했다. 경찰기동대 소대장, 해양경찰청 1003 부함장, CJENM 전략기획국장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 2019년 기성 정치권의 이념대결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불면의 시대’가 있다.
부산 북강서을은 전통적인 보수정당 텃밭으로 1990년 이후 한 번도 범진보정당 출신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북강서을 지역구는 2000년 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치에서 지역 구도를 타파한다는 명분으로 도전했다 실패한 곳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0년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종로를 뒤로하고 가망 없는 부산 북 강서을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다. 이때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이것이 전화위복이 돼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총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성근 노무현재단 이사가 출마해 45.1%라는 높은 지지를 얻는 등 선전했으나 52%를 득표한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2015년 이후 추진된 명지국제신도시사업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통합당도 안심하기 어려운 선거구가 됐다고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