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관광산업과 항공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항공산업에 유례없는 여객 수요에 충격이 발생했다”며 “3월 예약률도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보여 위축된 수요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하면 미래에셋그룹도 관광산업과 항공업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너지를 내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박 회장은 관광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미래에셋그룹을 통해 호텔 인수, 관광단지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해왔다.
2019년 11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통해 5천억 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한 것도 관광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관광산업이 위축되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도 나오고 있어 박 회장의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가 손실 110억 달러(약 254조3200억 원)가량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국가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 미래에셋그룹이 호텔 등 해외 관광산업에 투자한 자산의 단기적 가치 하락도 불가피해진다.
미래에셋그룹은 2019년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약 7조 원에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했는데 재판매(sell-down) 규모는 업계의 예상치를 밑도는 5천억 원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가 재판매에 나서더라도 보유한 호텔의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다면 재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호텔 등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항공기금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을 세워두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며 항공사의 신규리스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 리스회사를 설립해 아니아나항공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을 창업할 때부터 ‘장기투자 원칙’을 지켜왔던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악재에도 관광산업과 항공업에 투자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큰 틀에서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하는 투자들이기 때문에 당장 (사업계획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