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주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최근의 유가 하락은 건설업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우선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건설업 주가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국내 건설사가 짓고 있는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현장. |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크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송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이 건설업 주가에 부정적 이유로 건설업 수주성장을 이끌 유일한 희망이 ‘해외’라는 점을 꼽았다.
대형건설사들은 유가가 배럴당 20~30달러까지 하락하면 산유국의 재정 악화,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 또는 지연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기존 공사의 공사 진행이나 공사비 수령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송 연구원은 “건설업계는 애초 정부의 규제 강화로 국내수주는 감소하겠지만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수주가 이를 메울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유가 급락은 이런 투자 포인트에 훼손을 낳았다”고 바라봤다.
대형건설사 주가는 과거 유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송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국제 유가는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 급락이 발생했는데 두 차례 모두 건설업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특히 2014년 때는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발생이 겹치면서 건설업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했다”고 파악했다.
다만 송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에도 건설업종 주가 회복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에서 희망을 찾자면 이미 너무 낮은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와 유가 하락에 따른 주가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중동지역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