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가 유산균 연구개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9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을 활용해 다이어트 보조제품 등 새로운 건강기능식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김병진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건강기능식품의 소비자가 고령층에서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구매 목적도 피로 회복과 질병 치료 등에서 건강 증진, 미용, 성장촉진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발효 홍삼과 ‘쿠퍼스’,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엠프로’ 등을 통해 다양한 건강기능식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제품군 확장을 통해 젊은 세대와 여성 소비자 등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소비자의 건강기능식 섭취율은 2016년 각각 39.5%, 54.8%에서 2018년 41.4%, 65.8%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기존 건강기능식 대표 제품인 홍삼, 비타민보다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한 균을 증식해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 구매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시장 규모는 2017년 4657억 원에서 2019년 6444억 원으로 38% 넘게 커졌다.
김 대표는 2017년 12월 한국야구르트 대표에 오른 뒤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한국야쿠르트의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창립해 국내 최초로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를 내놓은 뒤 국내 발효유시장에서는 1위의 입지를 지키며 매출 1조 원 기업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하지만 유제품 업황 등의 변화와 교육, 헬스케어부문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2017년과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크게 뒷걸음질쳤다.
김 대표는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키우기 위해 장과 위,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산균 발효유 제품들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거나 체지방을 감소하는 등 특별한 기능을 발휘하는 유산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한국야쿠르트는 앞서 2014년 평택공장 부지에 1천억 원을 들여 프로바이오틱스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19년 평택에 최신 생산시설의 새 공장을 완공해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배양에서부터 생산에 이르는 통합 공정체제를 구비했다.
이런 꾸준한 투자를 통해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원료 판매에도 나서면서 사업을 B2B(기업 사이 거래)시장으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유산균 개발 뚝심이 새로운 사업인 건강기능식품사업 확장의 발판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다이어트 보조식품 회사 ‘헬스밸런스’, ‘휴럼’ 등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 건강기능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산균 원료 공급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받은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 6종류와 특허 유산균 24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구르트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회사 중앙연구소에서 몸에 좋은 유익한 균을 개발하면 제품에 얹어 상품화했는데 이번에는 원천적 종균 기술연구를 사업화한 것”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발굴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B2B사업을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제품 개발과 함께 유통채널 다양화를 통한 소비자와 접점 확대,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도 본격적 시동을 걸었다.
한국야쿠르트는 2020년 들어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건강기능식 전문매장을 내고 있다.
3월 초 기준으로 롯데마트 서울역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 등 서울, 경기지역 백화점, 대형마트 10곳에 매장이 입점했고 앞으로 꾸준히 전문매장을 늘려간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한국야쿠르트는 2019년 홍삼류와 비타민류 제품 등 전통적 건강기능식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다.
여기에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 ‘쿠퍼스’로 매출 1천억 원, 장 건강 기능식 ‘엠프로3’로 매출 약 900억 원을 거둬 건강기능식으로 분류되는 제품군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30%에 이르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