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SC’의 유럽시장 안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지는 램시마SC에 달렸다.
서 회장은 적응증 확대, 직판체제와 영업인력 충원 등을 통해 램시마SC를 유럽에 빠르게 안착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램시마SC가 치료 범위 및 가격 면에서 기존 치료제와 경쟁이 불리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램시마SC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고공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서 회장은 수익성이 좋은 램시마SC가 올해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셀트리온의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셀트리온은 2월1일 독일을 시작으로 램시마SC의 유럽 판매에 들어갔다. 3월부터는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 출시되고 올해 말까지 유럽 전역에서 판매된다.
램시마SC는 피하주사형으로 투약 편의성으로 높인 ‘바이오베터(바이오 개량신약)’로 기존 정맥주사형의 램시마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또 램시마SC의 해외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미 주요 유럽 국가 14곳에 자체 직판망을 구축해 유통수수료를 기존 35~45%에서 10~15%까지 낮췄다.
서 회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허가를 얻은 램시마SC의 치료범위를 올해 안에 염증성 장질환으로 확대하고 전문성을 갖춘 현지 영업인력을 300명가량 확보해 시장 침투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올해 램시마SC 등의 출시효과로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램시마SC가 휴미라와 치료범위 등에 차이가 있어 휴미라와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휴미라는 다국적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해마다 세계에서 약 20조 원어치가 팔리는 의약품이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에 골고루 쓰이는 반면 기존 램시마는 류마티스 관절염보다는 염증성 장질환 등에 더 많이 처방된다.
게다가 애브비가 휴미라의 가격을 내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램시마SC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의 공세가 거세지자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휴미라의 유럽 입찰가를 나라별로 10%에서 80%까지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서 회장은 램시마SC가 휴미라 투약환자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램시마SC는 휴미라를 투여한 뒤에 내성이 생겼거나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를 공략대상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휴미라보다 램시마SC의 성분인 인플릭시맵 효과가 좋다는 점도 휴미라의 점유율을 공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릭시맵 성분의 치료제는 그동안 정맥주사 제형만 존재해 투약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피하주사 제형의 휴미라가 시장을 장악해왔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제품인 휴미라의 가격이 유럽 몇 지역에서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램시마SC는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고가전략을 유지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