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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경영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치 3년 가량 수감 중에 굶주렸던 경영 의지를 한꺼번에 풀어내는 느낌이다.
최 회장은 출소 이후 10일 동안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뒤 첫 해외 출장길에도 오른다.
최 회장이 쉴 틈 없이 SK그룹 재도약에 시동을 걸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25일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4 준공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SK하이닉스 역사는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역사였다”며 “내일을 향한 위대한 도전에 나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영일선에 다시 선 뒤 SK하이닉스에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밝히며 반도체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이날 이천 M14공장에 15조 원, 이천과 청주 각 1개 신규공장에 31조 원을 투자한다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이날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안녕과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정말 밤낮으로 여념이 없다"며 각별한 감사의 심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재계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수혜를 누렸다. 최 회장이 박 대통령과 만난 것은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2012년 12월 26일 이후 2년9개월여 만에 이날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14일 자정을 기해 사면과 복권이 동시에 이뤄졌다. 최 회장은 다음날부터 곧바로 출근을 시작해 대전과 울산 등 주요 사업장,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둘러보는 등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 열흘 동안 이동한 거리만 해도 약 3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26일 중국 출장을 떠난다. 중국 장수성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중국 후베이성 후안에 있는 우한에틸렌 공장을 차례로 둘러보는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경영복귀 후 첫 해외출장지로 중국을 선택한 점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경기 침체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SK그룹의 중국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9월부터 동남아, 중국, 미국, 중남미등 에너지·화학 계열사의 해외사업장 점검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사면과 함께 복권도 이뤄진 만큼 글로벌 현장경영에도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업계는 최 회장이 국내외 현장경영 현황파악을 어느 정도 마친 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에도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SK그룹은 1일 SK와 SKC&C를 합병해 지주회사 SK를 새롭게 출범했다. 최 회장->통합SK->사업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면서 최 회장의 지배력 역시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현재 SK텔레콤 아래 묶인 SK하이닉스의 처리 문제다. 최 회장은 출소 후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잇달아 방문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반도체 사업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간지주사 격인 SK텔레콤 아래 있어 공정거래법상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을 지주회사 SK에 넘기는 시나리오가 증권가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또 SK텔레콤을 인적 분할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눠 SK와 합병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앞으로 핵심 사업방향을 반도체, 에너지, 통신을 삼각편대로 하는 새판짜기가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