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임원 감축을 추진한다.
삼성SDI가 옛 제일모직 소재부분과 합병하면서 몸집이 비대해진 데다 경영실적도 부진한 데 따른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
|
▲ 조남성 삼성SDI 사장. |
21일 삼성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8월 말부터 삼성SDI에 대한 경영진단에 들어간다.
이번 경영진단은 1~2개 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단은 삼성SDI의 몸집이 비대해져 임원진을 최우선적으로 줄여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영진단에서 부장급 이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력감축 구조조정계획은 가급적 배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영진단이 끝나면 삼성SDI는 임원들의 역할을 놓고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제일모직의 소재부문과 합병하면서 상무급 이상 임원이 크게 늘었다.
삼성SDI가 17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의 상무급 이상 임원은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125명에 이른다. 이는 합병 전인 지난해 3월 말 84명에서 48% 이상(41명) 늘어난 것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19일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조직개편에 대한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조 사장의 이런 발언은 직원들까지 대상으로 하는 조직개편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2분기 소형전지사업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3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SDI는 올해 소형전지 생산라인 일부를 각형에서 폴리머전지 라인으로 바꿨다.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데 따라 이뤄진 조처였다.
그러나 갤럭시S6 판매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SDI도 소형전지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삼성SDI는 각형과 달리 폴리머전지사업에서 중국업체와 경쟁이 치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중국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해 폴리머전지의 가격인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삼성SDI가 소형전지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