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국내 봉형강시장에 뛰어들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호조에 따라 철근시장이 활기를 띠자 이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국내에서 봉형강을 팔게 되면 현대제철을 위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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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21일 베트남 봉형강공장에서 생산하는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제품을 한국으로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봉형강공장은 지난 6월 준공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베트남공장에서 봉형강제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봉형강은 용강을 주형에 녹여 일정한 형틀에 주입하여 응고한 뒤 이것을 압연기로 강판, 형강, 평강, 봉강 등의 강재로 제조한 것이다. 철골구조 등 건설용 자재로 사용된다.
봉형강은 단면형상에 따라 ㄱ형강, H형강, I형강 등의 종류로 나뉜다. 봉형강은 보통 철근과 H형강을 지칭하기도 한다.
포스코가 봉형강제품을 국내에 수입판매하려고 하는 것은 국내 철근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최근 철근 수요는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철근 재고는 20만700톤으로 지난 5월과 비교해 4만 톤 이상 줄었다. 지난 7월 철근 재고도 15만 톤으로 전월보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철강회사들은 봉형강 설비 보수를 연기하고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철강회사들은 보통 8월 여름휴가에 맞춰 봉형강 가동을 중단하고 대보수를 한다. 최근 늘어난 철근 판매량에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자 철강회사들이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도 포스코가 봉형강시장에 뛰어들 것을 검토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산 H형강은 지난 5월 반덤핑 제재를 받아 지난달 30일부터 앞으로 5년 동안 28.23~32.72%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H형강의 수입량이 줄어 국내산 H형강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가 봉형강제품을 국내에서 팔게 되면 봉형강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제철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과거 포스코가 점유하고 있던 판재와 자동차강판 시장에까지 진출해 포스코를 위협했다. 그런데 이번에 포스코가 봉형강으로 현대제철을 위협하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포스코가 봉형강시장에 뛰어들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봉형강류는 비수기와 전기로 개보수 영향으로 3분기 판매량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나 최근 철근 공급부족과 8월부터 적용예정인 중국산 H형강 무역규제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3분기에도 톤당 철근마진은 2분기 대비 확대될 것"이라며 "철근시장은 한국만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 가격조정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의 높은 이익수준이 최소 향후 1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