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가 기업공개 과제를 푸는 길이 순탄하지 않다.
기대를 모았던 배급사업이 연초부터 부진한데다 극장사업에서도 성장세를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이 배급한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30일까지 누적 관객 54만 명을 모았다.
관객수 1위를 달리는 ‘남산의 부장들’(374만 명)과 그 뒤를 잇는 ‘히트맨’(178만 명)에 크게 뒤처진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와 남산의 부장들(쇼박스 배급), 히트맨(롯데컬처웍스 배급)은 설연휴를 앞둔 22일 일제히 개봉했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실시간 예매율도 2%대로 9위에 그친다. 손익분기점이 22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 수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배급한 첫 영화가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면서 김 대표는 돌파구를 찾는 데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메가박스중앙 상장을 위해 성장성을 내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메가박스중앙 최대주주 제이콘텐트리는 2017년 재무투자자를 유치하며 상장을 약속했다.
메가박스중앙은 2019년 4월 상장주관사까지 선정했으나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의 가치평가가 하락한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10월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이전상장을 했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메가박스중앙의 앞길을 터준 것으로 바라봤다.
메가박스중앙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배급사업을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19년 메가박스중앙의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를 받던 당시는 9위 수준이었다.
극장사업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CJCGV 등 경쟁 극장사업자들도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이끌어낼 방법을 찾는 데 분주하지만 메가박스중앙은 시장의 추세에 대응하는 데 비교적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유치 당시 메가박스중앙은 멀티플렉스시장 점유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잡았으나 점유율은 여전히 20%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점유율은 CJCGV가 시장의 절반, 롯데컬처웍스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메가박스중앙은 올해 극장지점을 신규로 10곳 이상 연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밖에 외부변수들도 김 대표에게 야속하게 작용한다.
공모 과정에서 비교 기업으로 꼽힐 CJCGV 시가총액은 메가박스중앙이 상장계획을 잡던 때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점도 영화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상장 진행 과정 등과 관련해 “아직 공개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