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던킨도너츠, 롯데리아, 국대떡볶이, 뉴욕핫도그...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프랜차이즈 가게다.
국내 유명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게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점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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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이천 고속도로에 위치한 롯데마트 마장휴게소점에서 지난달 27일 모델들이 피서철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
이렇게 되다 보니 휴게소마다 지역별로 차별화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매장을 찾기 힘들어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저트카페 ‘설빙’은 올해 안에 고속도로 휴게소 10여 곳에 설빙 매장을 열기로 했다. 설빙은 2017년까지 휴게소에만 50호점을 개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빙은 지난 4월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하행)을 시작으로 청원휴게소(상행)에 입점했다. 최근 탄천휴게소(하행) 입점에 성공했다.
설빙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이제 복합휴식공간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만큼 설빙 역시 더욱 많은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휴게소 입점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최근 들어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늘면서 휴게소 이용률도 높아지자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도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시내에 매장을 내려 할 때 발목을 잡는 골목상권 침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국 176개 휴게소에 입점해 있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개를 넘어섰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매장만 312개에 이르고 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7배나 늘어났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가 41개로 가장 많았다. 중견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35개, 제빵 전문점인 로띠번과 던킨도너츠가 각각 34개와 32개로 뒤를 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대기업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비중은 전체 매장의 30% 가까이로 늘었다. 더욱이 대기업인 SPC그룹, SK그룹, 한화그룹 등은 휴게소까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휴게소에 서둘러 입점하기 시작했다.
당시 휴게소가 기존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시설을 보수하면서 입점업체들도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휴게소 화장실 옆에 위치한 매장 등 목이 좋은 곳들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거 입점했다. 이 때문에 중소상인들이 운영하는 매장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줄어 문을 닫는 사례도 번번히 발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시내에서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출점이 제한되자 휴게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존에 있던 중소상인들의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먹을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