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박용만 회장이 이끄는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 부채비율이 지난해 크게 낮아졌다. 특히 두산그룹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던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경우 영업활동 때문이 아니라 두산그룹의 전폭적 지원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진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두산그룹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두산그룹의 상장 계열사 6곳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평균 132.5%로 2012년 201.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특히 두산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일반적으로 100% 이하면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보고 200%가 넘으면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두산그룹 계열사 가운데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2012년 부채비율 546.2%에서 지난해 136.2%로 낮아졌다.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두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지난해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두산중공업의 알짜 사업부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도 두산건설에게 넘겼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두산건설 사옥도 팔았다.
특히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3월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중공업 등에서 3900억 원을 지원받았고, 1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89%까지 치솟았던 단기차입금 비율이 12월 유상증자 덕분에 65%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12월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는 두산중공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 만기 시 두산건설의 주가변동 때문에 발행가와 차액이 생기면 두산중공업과 주주가 서로 정산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의 주가가 발행가보다 오르면 주주가 두산중공업에 차액을 지급하고, 주가가 내릴 경우 두산중공업이 그 차액을 보전해 준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두산중공업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시 두산그룹은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일부를 변경하기도 했다.
두산건설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끊임없는 지원에 두산중공업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의 반발이 계속 거세지는 이유이다. 이들은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이 두산중공업을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게다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7일 두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한 등급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당시 하향조정 이유로 두산건설의 과다한 차입을 꼽았다. 한국기업평가는 "비우호적 사업환경으로 건설회사들의 영업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건설은 올해 그동안 손실을 안겼던 건설사업 대신 비건설사업을 확대하고 미분양 주택 해소 등을 통해 실적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부채비율은 2012년 220.7%에서 2013년 140.5%로 낮아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026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이는 두산중공업 전체 주식의 8.9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부채비율이 47.4%포인트 낮아진 168.2%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4천억 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했다.
이밖에도 두산엔진은 2012년 159%에서 지난해 126.3%로, 오리콤은 152.3%에서 88.4%로 각각 부채비율이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