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인터파크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줄기세포를 배양해 미니 장기를 만드는 오가노이드에서 인터파크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이 회장은 오가노이드 분야를 선도하는 회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관련 연구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15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인터파크홀딩스 산하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는 최근 네덜란드바이오회사로부터 오가노이드 기술을 이전받아 연구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이 오가노이드를 인터파크의 성장동력으로 선택한 데에는 한때 과학자를 꿈꿨던 점과 관련이 있다.
이 회장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서 과학자를 꿈꿨지만 졸업 뒤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 1996년 국내 최초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를 창업한 뒤에는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사업가로 성공한 뒤 사재를 출연해 공익과학재단을 세우며 과학자들과 교류를 이어가던 가운데 오가노이드분야의 가능성을 듣고 바이오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 회장은 2017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래 사업을 고민하던 중 알게 된 오가노이드시장의 무궁한 성장 가능성에 푹 빠지게 됐다”며 “세계적으로 개발이 초기 단계라서 우리가 지금 시작해도 앞서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는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진단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암 환자가 특정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환자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마이크로미터에서 밀리미터 크기의 미니 장기에서 확인하는 방식이다.
환자에서 유래된 미니 장기를 활용하면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찾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인터파크의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의약품 유통업과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의 연구성과가 결합해 기술 상용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 회장이 오가노이드 기술을 상용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단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가 세워진 지 3년밖에 되지 않고 국내에 관련 전문가가 많지 않아 연구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또 연구소가 목표로 하는 장기 이식까지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장기의 거대 구조를 재현해내야 하는데 현재 오가노이드 기술로 만드는 장기는 배양 대지에 의존해 배양을 하기 때문에 크기가 제한적이다.
이 회장은 연구에 탄력을 주기 위해 지난해 구본경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 박사를 연구소에 영입했다.
구 박사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오가노이드 줄기세포에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교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학계에 이름을 알린 오가노이드 전문가다.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있는 구 박사는 분기마다 한국을 방문해 연구소의 연구개발 과정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가노이드 관련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휘브레흐트오가노이드테크놀로지와 오가노이드 특허권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부족한 연구개발 기술력을 끌어올릴 발판도 마련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빠르면 5년 안에 인터파크바이오융합연구소의 가시적 연구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