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에도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 두 축에서 기회를 모두 해외에서 찾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사업에서 지난해 확보한 '3Sixty'를 바탕으로 미국 공략에 힘을 싣고 호텔사업에서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글로벌 체인’ 구축에 힘을 쏟는다.
6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마련한 미국 면세점시장 교두보인 3Sixty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권에서 사업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세계 면세점시장 가운데 가장 큰 한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 면세점시장이 갈수록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지난해 국내 사업자 가운데 아무도 진출하지 않은 미국 면세점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제너레이션리서치(GR)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미국 면세시장 규모는 세계 3위로 전체 5.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면세품 도매판매회사인 트래블 리테일그룹홀딩스에 1417억 원을 출자해 지분 44%를 확보하면서 우회적으로 미국 면세점시장에 진출했다.
이 사장은 목표로 세운 기간보다 빠르게 세계 면세사업자 3위에 오른 만큼 미국시장 진출을 통해 제 2의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2018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사업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2018년 기준으로 롯데면세점에 이어 3위 사업자로 올랐다.
현재 롯데면세점과 차이가 8천억 원가량으로 좁혀져 호텔신라는 미국 진출 성과에 따라 순위를 뒤집을 수도 있다.
이 사장은 아시아권에서 직접 진출한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장기적 호흡으로 사업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2024년에 3Sixty 지분 23%를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해뒀다. 호텔신라가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단숨에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쥐게 된다.
이 사장으로서는 3Sixty가 운영하고 있는 텍사스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을 포함해 미국과 남미 등에서 12곳의 국제공항 면세점과 기내면세점사업 등을 지켜보면서 이후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
더욱이 에어캐나다와 버진에어웨이, 싱가포르에어라인 등 21개 항공사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라면세점이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영토를 검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에서 신라면세점 브랜드를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진출과 맞물려서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국내에서 여행 플랫폼인 ‘신라트랩’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해외까지 확대한다면 충분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개별 여행객들에게 신라면세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사장은 호텔사업에서도 올해 해외진출의 첫 발을 뗀다.
호텔신라는 새 호텔브랜드인 ‘신라 모노그램’을 론칭하고 2월부터 베트남 다낭에서 위탁운영을 시작한다.
이후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포함해 해외 10여 곳에 위탁운영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호텔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호텔 위탁사업은 호텔 건물주로부터 일정 부분 로열티를 받고 운영을 대신 해주는 사업으로 세계적 호텔체인 메리어트나 힐튼도 호텔 위탁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가 계획해 둔 베트남 다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발리 등은 세계 관광도시로 호텔신라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주요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올해 면세점과 호텔사업 모두 해외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특히 2월 호텔을 시작으로 호텔사업에서 해외사업을 본격화하는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