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이끈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를 새 대표로 선임해 수익성 개선 등 내실 다지기뿐 아니라 해외 식품시장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
30일 CJ에 따르면 강 신임 대표는 2020년 1월1일자로 기존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CJ제일제당 대표를 겸임한다.
강 대표는 유휴자산 매각 등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이어가면서 슈완스컴퍼니와 시너지를 현실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세계 최대 식품산업시장인 미국에서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해 사업 확장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한 만큼 사업을 본격적 성장 궤도에 올리기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슈완스컴퍼니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 주정부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최근에는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에 비비고 만두를 포함해 비빔밥, 잡채 등 비비고 제품을 활용한 스낵을 판매하는 비비고 팝업 매장을 열었다.
2020년 1월부터는 뉴욕대학교를 포함한 맨해튼 중심가에서 비비고 푸드트럭도 운영한다.
강 대표는 2016년 9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에 오른 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의 해외진출과 국내 가정간편식(HMR)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식품사업부문장 시절 매출과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둔 마케팅과 가격정책 등을 공격적으로 펼쳐 식품사업부문의 외형 성장을 이뤄내는데 기여했고 2018년부터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에 올라 슈완스컴퍼니 인수 뒤 통합과정과 시너지방안 모색 등 실질적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강 대표는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승인하는 CJ제일제당 이사회에서 “글로벌 식품산업의 최대시장인 북미 공략을 통해 이재현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가속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올해 9월에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만나 미국 식품사업을 위한 장기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CJ제일제당과 슈완스컴퍼니는 2030년까지 ‘글로벌 탑5’ 회사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이자 목표를 향해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는 슈완스컴퍼니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다만 강 대표가 해외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식품사업부문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아직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 많고 시장에 자리잡는 데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진천 공장의 초기 가동률 부담과 가공식품 상품품목수 축소에 따른 재고 폐기 비용, 소재 가공식품부문 전반의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식품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2019년 3월 이후 슈완스컴퍼니 실적이 편입됐는데도 식품사업부문 수익창출력이 저하된 모습”이라며 “앞으로 진천 공장의 가동률 부담 완화, 상품품목수 구조조정 전략 등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1961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다. 포항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2002년 CJ제일제당 경영관리팀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CJ그룹에서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전략과 인사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CJ그룹 인사팀 팀장,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 실장, 제약전략기획실 실장을 거쳐 2012년 CJ대한통운 PI추진실 실장, CJ그룹 사업1팀 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CJ프레시웨이 경영지원총괄을 맡은 뒤 2014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에 올라 취임 1년 만에 회사의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늘려놓기도 했다. 2016년 9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에 선임됐고 2018년에는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CJ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조직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강 대표는 식품사업부문에 더해 제일제당 대표를 겸임하게 되는 것”이라며 “신현재 전 대표는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개발 등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