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게 됐다.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7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생명보험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고 있어 자본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NH농협생명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9월 말 기준 192.7%로 2018년 말 194.98%에서 2.28%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말 217.92%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체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301.2%로 6월 말 296.1%보다 5.1%포인트 올랐다.
NH농협생명보험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은 수익이 많이 날수록 높아지는 구조인데 지난해 적자가 실현된 부분이 반영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졌다”며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뿐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지급여력비율 150%를 권고하고 있다.
NH농협생명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NH농협생명보험이 2017년 발행한 후순위채 5천억 원 가운데 1700억 원의 자본차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NH농협생명보험은 1700억 원을 7년 만기(2024년 4월28일), 3300억 원을 10년 만기(2027년 4월28일)로 나눠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의 만기가 5년 이상이면 모든 금액이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만 5년 미만이 되면 해마다 20%씩 자본인정금액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이후 재무제표에서 340억 원이 차감됐다. 조건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할 때 내년 4월이 지나 자본인정금액에서 340억 원이 추가로 빠지게 되면 지급여력비율은 더 감소할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늘려야 한다.
홍 사장이 취임한 이후 NH농협생명보험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아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보험업황이 전체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유상증자방안은 NH농협금융지주의 재무 건전성이 낮아질 수 있는 점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앞서 NH농협금융지주는 9월 NH농협손해보험에 1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지원하면서 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2천억 원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변제순위로 금리가 후순위채보다 높다.
후순위채 발급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부담이 적지만 잔존만기 5년부터 해마다 20%씩 자본인정비율이 축소되기 때문에 근본적 처방이 되기 어렵다.
NH농협생명보험 관계자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나온 것은 없다”며 “농협중앙회나 농협금융지주 등에서 자본확충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