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왜 인도를 타이젠 스마트폰 확산의 전진기지로 삼았을까?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탑재한 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6월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자 이런 궁금증이 일고 있다.
신 사장이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타이젠폰 보급에 힘을 쏟는 데에 인도에서 기존 모바일 운영체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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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
신 사장은 또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인지도가 높고 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타이젠폰을 확산하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 사장은 인도에서 독자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사장은 올해 초 첫 타이젠 스마트폰 Z1을 인도에서 출시했다. 이 제품은 10만 원 정도의 저가형 모델로 지난 6월까지 인도에서만 100만 대가 팔렸다.
삼성전자는 7월 말 인도 벵갈루루에서 타이젠 개발자 회의를 열고 인도 앱 개발자들에게 차기 타이젠 스마트폰의 시범용 버전을 무료로 배포했다. 이 제품은 Z1보다 성능이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새 버전의 타이젠 개발자도구(SDK)도 공개했다.
신 사장이 타이젠 스마트폰의 전략시장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인도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애플의 iOS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기존 시장과 달리 스마트폰 보급률이 30%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타이젠 스마트폰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기가 다른 곳에 비해 유리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 사장 입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타이젠 운영체제를 퍼뜨리기 좋은 환경인 셈이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처음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발판으로 삼아 타이젠을 확산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가 이미 진입한 시장을 피해서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인도를 골랐다”고 분석했다.
저가폰 비중이 높고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신 사장이 인도를 타이젠폰의 전략시장으로 삼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사장은 애초 타이젠 운영체제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해 내놓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최대통신사 NTT 도코모 등이 타이젠폰 출시를 계속 연기하는 등 차질이 생기자 타이젠을 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은 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높은 인도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인도는 신흥국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크다. 인도는 인구가 12억 명 에 이르며 스마트폰 판매량도 세계 3위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저가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로 탑재하면서 인도를 첫 타이젠폰 시장으로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