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우씨(왼쪽)와 이병헌씨가 '백두산'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 CJENM > |
CJENM이 2019년 마지막 영화로 ‘흥행 보증수표’인 재난영화를 꺼내들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를 ‘백두산’으로 막판 추격하며 지난해 구긴 체면을 만회하는 데 끝까지 힘을 쏟는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두산은 개봉일인 19일에 관객 45만 명을 모으며 하루 관객 수 1위에 올랐다. 실시간 예매율도 1위다.
CJENM이 한 달 여 만에 영화를 내놓으면서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이 반기는 것으로 보인다. 12월 들어 박스오피스는 ‘겨울왕국2’와 ‘포드 V 페라리’, ‘쥬만지: 넥스트 레벨’, ‘나이브스 아웃’ 등 해외 영화가 장악해왔다.
백두산은 18일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개봉한 ‘시동’과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백두산은 백두산 화산이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폭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과 북한이 추가 폭발을 막고 피해를 줄이려 함께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그림을 그렸다.
CJENM은 재난영화를 내놓으며 2019년 영화배급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CJENM이 과거 배급한 ‘해운대’나 ‘연가시’, 다른 배급사의 ‘부산행’이나 ‘터널’ 등이 낸 성적을 살펴보면 재난영화는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기 때문이다.
CJENM은 올해도 재난영화로 한 차례 효과를 봤다.
7월31일 개봉한 ‘엑시트’는 관객을 1천만 명 가까이 모았다. 손익분기점인 350만 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백두산은 제작비와 손익분기점이 모두 엑시트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만큼 CJENM은 이번 영화에 기대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은 이야기 외적으로도 볼거리가 화려해 관심을 모은다.
이병헌씨와 하정우씨, 마동석씨, 전혜진씨, 배수지씨 등이 등장한다. 이병헌씨는 백두산에서도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하정우씨는 재난영화와 관련해 ‘베테랑’으로 꼽힌다.
컴퓨터그래픽은 덱스터스튜디오가 맡았다. 덱스터스튜디오는 과거 ‘신과 함께’ 시리즈의 컴퓨터그래픽 작업에 참여하면서 몸값을 올렸다.
CJENM이 크리스마스와 연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시점에 백두산을 내놓은 데는 디즈니와의 경쟁도 한 몫을 했다.
▲ 마동석씨(왼쪽)와 배수지씨가 '백두산'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 CJENM > |
CJENM은 10월 배급사별 관객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으나 ‘신의 한 수: 귀수편’ 등이 부진한 탓에 11월 디즈니에 1등을 뺏겼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누적 관객 수 215만 명을 동원하면서 손익분기점인 230만 명에 이르지 못했다.
반면 디즈니는 11월에 ‘겨울왕국2’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말레피센트2’ 등 영화를 여럿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웠다.
CJENM은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집계를 시작한 2008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2018년 롯데컬처웍스에 1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올해도 디즈니의 약진으로 1위를 확신하지 못하는 만큼 마지막까지 디즈니를 따라잡는데 힘을 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