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1만 달러면 차를 바꾸고요, 2만 달러면 집을 바꿉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면 뭘 바꾸는 줄 아십니까? 바로 가구를 바꿉니다.”
이케아코리아의 성장세를 다룬 한 라디오방송에 나온 말이다. 이케아코리아가 삶의 만족도, 라이프 스타일 등에 집중하는 소비 추세를 잡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데리크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디지털기술이 결합된 쇼룸, 홈퍼니싱 코치 등을 선보이며 개별 가구보다 ‘공간’에 관심이 높은 한국 2030세대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18일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기흥점 매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문을 열 동부산점 등 다른 이케아코리아 매장들도 ‘디지털 솔루션’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한 매장으로 꾸밀 계획을 세워뒀다.
주말마다 이케아코리아 매장 앞에 긴 줄을 세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는 ‘쇼룸’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다. 인테리어조합을 그 자리에서 바로 디지털영상으로 구현해 3차원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도 강화한다.
이케아는 ‘싸고 튼튼하고 예뻐서’ 셀프 인테리어 등을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는데 이제는 ‘디지털’ 기술까지 더했다. 소비자들 각자가 원하는 공간을 구체화하고 그에 맞는 가구와 소품들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고를 수 있게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요한손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만큼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서비스의 강화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홈퍼니싱시장에서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케아코리아는 올해 12월 중순 문을 연 기흥점에 이케아 매장 처음으로 디지털 솔루션 기술들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
기흥점 매장에서는 고객이 주방 싱크대와 선반 등의 손잡이, 조리대, 문 등을 각자가 원하는 제품과 색상으로 선택하면 완성된 부엌가구의 모습을 디지털영상으로 구현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흥점 매장에서 고객이 선택해 조합해볼 수 있는 부엌가구의 종류는 약 100개에 이른다.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쇼룸들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를 겨냥해 꾸며놓은 방에 들어가면 고양이가 수납장 위를 뛰어다니면서 노는 모습이 이케아 가구에 접목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애초 이케아코리아는 감각적으로 꾸며진 쇼룸들로 특정 가구를 살 생각이 없어도 인테리어를 ‘구경’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는데 이런 소비자들의 체험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요한손 대표는 여기에 각 소비자들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홈퍼니싱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홈퍼니싱 코치’들을 매장 곳곳에 배치해 소비자의 편의를 한층 더 높인다.
가구업계의 전체적 불황에도 홈퍼니싱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 가구시장에서 이케아코리아의 승승장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케아코리아는 2014년 한국에 진출한 뒤 수도권 외곽 지역의 오프라인 창고형 매장 단 2곳만으로 한국 가구업계 매출 순위 3위로 올라섰다.
이케아코리아는 2015년 회계연도에 매출 3080억 원, 2016년 3450억 원, 2017년 3650억 원, 2018년 4716억 원, 2019년 5032억 원을 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시장 규모는 2008년 7조 원에서 2017년 13조 원대로 2배 가까이 증대했다. 2023년에는 18조 원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