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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 가상현실로 자동차 디자인 평가하고 설계 검증한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12-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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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 가상현실로 자동차 디자인 평가하고 설계 검증한다
▲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가상현실을 활용해 자동차의 헤드램프를 디자인하고 있는 모습.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디자인 등 차량 개발의 주요 과정에 가상현실(VR)을 접목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첨단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차량 디자인과 설계 등 다양한 개발부문의 프로세스를 효율화함으로써 차량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저감하는 선순환효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가상현실 활용해 디자인 가상 평가 가능해져

현대차와 기아차가 17일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과정 가운데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미디어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버추얼 개발이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공간에 자동차 모델이나 주행환경 등을 구축해 자동차 개발 과정을 상당 부분 가상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현대기아차는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조직’으로 개편하며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했다. 총 150억 원을 투자해 올해 3월에 가상현실 디자인 품평장을 만들기도 했다.

가상현실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가상현실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 최첨단 시설이다.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자동차 안에 들어가 실제 자동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실내를 살펴보고 일부 기능을 작동해볼 수도 있다.

품평장 안에는 모두 36개의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돼 있다. 이 센서는 가상현실장비를 착용한 평가자 위치와 움직임을 1mm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해 평가자가 가상공간에서 디자인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디자인 평가자들은 가상공간에서 버튼을 간단하게 조작해 차량의 부품과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사용성(UX)이나 시공간별 디자인 적합성도 평가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첨단 가상현실시설을 도입함으로써 선행 디자인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데 따른 자원 소모를 줄이고 창의력이 발휘된 다양하고 풍부한 가상현실 디자인을 최적화 과정을 거쳐 고객들에게 차량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며 “양산차 디자인을 선정하기 위해 재질과 색상 등을 일일이 제작해야 했던 과정도 대부분 생략하게 됨으로써 차량 제작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부터 가상현실 디자인 품평장을 시범운용했다.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조만간 유럽디자인센터와 미국디자인센터, 중국디자인센터, 인도디자인센터 등과 협업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디자인 평가에 참여하는 원격 가상현실 디자인 평가시스템도 구축한다.

디자인 품평 이외에도 아이디어 스케치 등 초기 디자인 단계까지 가상현실 기술을 점차 확대하고 실제 모델에 가상의 모델을 투영해 평가하는 증강현실(AR) 기술도 도입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기로도 했다.

◆ 차량 개발 단계에서도 마음대로 가상의 차량을 잘라보고 살펴볼 수 있어

현대기아차는 디자인뿐 아니라 차량의 설계에도 가상현실 검증시스템을 도입했다.

6월 구축한 뒤 시범 운영해온 가상현실 활용 설계품질 검증시스템은 모든 차량 설계부문에서 3차원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량을 만들고 가상 환경에서 차량의 안전성과 품질, 조작성 등 전반적 설계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정확한 설계 데이터에 기반해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도 디지털을 활용한 차량 평가를 일부 진행했지만 큰 화면을 통해 2D 환경에서 주행화면을 보는 것에 불과해 실제 차량의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 구축한 가상현실 설계품질 검증시스템은 자동차 운행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부품간 적합성과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장비를 착용한 연구원들은 가상의 디지털 자동차를 직접 운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컨트롤러로 운행중인 차량을 마음대로 절개해 엔진의 움직임과 부품의 작동상황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실제 차량에서 불가능했던 검증이 가능해짐에 따라 실물 평가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개발 차량의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파악해 설계에 반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성현실 설계품질 검증 프로세스를 통해 △고속도로와 경사로, 터널 등 다양한 가상환경 주행을 통한 안전성 △도어와 트렁크, 후드, 와이퍼 등 각 부품의 작동상태 △운전석의 공간감과 시야 △연료 소비효율 향상을 위한 차량의 내외부 공력 △조작 편의성 등을 가상공간에서 검증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생산과 조립라인의 설계에도 가상현실을 도입해 인체공학적이며 효율적 작업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차 기아차, 가상현실로 자동차 디자인 평가하고 설계 검증한다
▲  자동차 연구원들이 가상현실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는 모습. <현대기아자동차>
◆ 가상현실 시스템, 연구개발 기간과 비용 효율화 기대

현대기아차는 상품의 기획 단계부터 생산까지 차량의 개발 모든 과정에 이러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연구개발 부문의 혁신과 함께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새롭게 개발하는 자동차의 콘셉트를 설정하는 단계에서부터 가상현실로 차량 모델을 구성하고 설계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를 검증함으로써 시장과 고객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기아차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초기 단계에서의 가상 검증은 시행착오를 줄여 불확실성이 높은 자동차시장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의 모든 과정에 완전히 도입되면 신차개발 기간이 약 20% 단축되며 개발 비용도 연간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전략 가운데 하나”라며 “이를 통해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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