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부산은행장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이 모두 내년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빈 행장과 황 행장이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의 독립적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IT부문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는 '투트랙체제' 구축을 완성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왼쪽)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
28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영업망 효율화 및 협업체제 강화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주요 영업지역인 부산과 울산,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에서 영업망이 중복되는 지역의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독립적 사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영남지역의 부산은행 지점 수는 160곳, 경남은행 지점 수는 154곳이다. 부산은행은 2년 전과 비교해 경남과 경북 지점 수를 7곳 줄였고 경남은행은 5곳을 늘렸다.
BNK금융지주가 2017년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투 뱅크 원 프로세스' 구축을 그룹 차원의 목표로 내걸고 자체 사업기반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추진해 온 결과로 분석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모바일뱅크와 핀테크 등 IT기술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두 은행의 모바일플랫폼 통합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취임 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2020년까지 IT부문에서 연간 3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그룹이 2015년 인수한 경남은행을 부산은행과 합병할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어 왔지만 두 은행의 투트랙체제를 유지하며 성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최근 영남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등의 경기 침체와 저금리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어 영업망 효율화의 성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통합작업도 언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이 두 은행의 안정적 실적 기반과 협업체제를 완전히 자리잡도록 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빈 행장과 황 행장의 임기는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에 아직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 행장은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전 경영진의 주가조작 등 사태 이후에 갑작스럽게 행장에 오르면서 아직 임기를 약 2년밖에 보내지 않았다. 황 행장이 지낸 임기는 1년 반 정도에 그친다.
BNK금융그룹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걸고 있는 높은 기대를 충족하긴 어려웠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빈 행장과 황 행장이 나란히 연임에 성공해 남은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모두 이사회가 행장 선임권한을 쥐고 있지만 최종결정에는 BNK금융지주의 영향력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
김지완 회장은 부산은행 출신인 빈 행장과 경남은행 출신인 황 행장이 모두 내부 출신 CEO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높은 신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임직원도 너무 짧은 기간에 행장이 바뀌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BNK금융그룹 인사에서 두 행장의 교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빈 행장과 황 행장이 모두 연임한다면 2020년까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IT분야 협업으로 성과를 보이겠다는 BNK금융그룹의 목표 달성에 더 강력한 추진동력이 실릴 수 있다.
빈 행장은 부산은행에서 행장에 오르기 전부터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며 부산은행 모바일플랫폼 구축 및 핀테크 관련된 기술 확보 등을 주도했다.
황 행장은 경남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금융서비스와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과정에서 두 회사의 역량이 효과적으로 반영되며 본격적으로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게 될 공산이 크다.
모바일 플랫폼과 디지털역량 강화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지역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할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도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