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이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을 통해 서울우유의 소비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문 조합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면서 4년 임기 안에 매출 2조 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출산율 저하 등으로 주력 소비자층이던 유아와 어린이 인구가 줄고 있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24일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디저트카페 ‘밀크홀 1937’이 유리병에 담은 우유 등으로 뉴트로(새로운 복고) 감성을 찾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밀크홀 1937은 서울우유가 세워졌을 때 정동 8번지에서 운영하던 유제품 홍보실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진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 브랜드다.
과거 서울우유에서 사용했던 유리병 우유 용기를 활용해 고급 병 우유를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인기 카페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추억의 우유병을 얻고 싶어 일부러 밀크홀 1937 종로점을 방문했다”며 “너무 예뻐서 서울우유 써있는 거 한 병 더 샀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우유병 세대는 아니지만 빈티지한 게 귀여워서 탐난다”, “가보고 싶은데 지방에 살아서 아쉽다. 나중에 서울가면 꼭 가봐야겠다”, “빈티지컵을 모으는데 밀크홀 1937에 서울우유 로고 우유병이 있어서 반가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옛날 병우유’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올라온 밀크홀 1937 제품 사진에 “예쁘다. 어디서 팔아요?”, “판매처가 궁금해요”라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서울우유는 이런 반응을 놓치지 않고 최근 ‘밀크홀 1937 레-트로컵’ 6종 세트에 이어 더욱 옛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한 ‘밀크홀 1937 레-트로 자기컵’ 3종류도 출시하며 밀크홀 1937의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우유가 밀크홀 1937에서 운영하는 ‘마카롱 원데이 클래스’도 20~30대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밀크홀 1937은 서울우유의 1등급 100%우유를 활용한 마카롱 제품을 디저트류로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마카롱을 만들어볼 수 있는 수업을 운영하면서 ‘원데이 클래스’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누리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 매장 모습. |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이라는 운영방식의 한계 등으로 경쟁 유가공기업들이 유제품 가공 외 다른 분야로 발을 뻗어나갈 때도 유가공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서울우유는 수십 년 동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국내 원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2016년과 2017년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유가공사업 외 분야로 영역을 넓혀간 매일홀딩스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서울우유 매출의 85%가 유가공사업에서 나오는데 국내 우유시장은 정체가 계속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2018년 매출 1조6749억 원을 내 1위 자리를 되찾아 왔지만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제자리를 걷고 있다.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것이다.
서울우유가 2017년 사업 다각화 뜻을 밝히며 론칭한 밀크홀 1937는 저지방 아이스크림, 밀크티 등 제품으로 소비자층을 유입시키면서 서울우유 기존 제품들의 유통채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밀크홀 1937은 서울우유 전용 목장에서 한정 생산해 별도로 집유한 ‘저지방우유’와 ‘저지방 아이스크림’, ‘오리지널 밀크티’ 등을 대표제품으로 판매한다.
서울우유는 ‘밀크홀 1937’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서울우유는 현재 전국에 밀크홀 1937 매장 6곳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