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우리은행 5차 민영화 추진방향이 우리은행 주가에 미칠 영향을 놓고 증권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도입하고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우리은행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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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그러나 우리은행 주가가 은행권의 불황과 민영화 장기화 가능성 때문에 앞으로 크게 오르기 힘들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금융위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우리은행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더 많이 발굴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도 완화할 뜻을 밝혀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우리은행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이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자율성을 부여해 정부가 운영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줄이고 공격적 경영으로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은 연구원은 우리은행이 최근 공격적 영업으로 자산을 늘리고 수익성도 높이고 있어 주가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과점주주 매각방식 도입으로 우리은행이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금융위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추진하면서 경영권지분 매각방식에 대한 투자자의 자금부담이 줄었다”며 “우리은행이 적용받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완화한다는 방침도 기업가치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점주주 매각방식이 우리은행 주가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금융위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민영화 방안으로 추가했지만 이것이 은행업종에서 우리은행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0배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은 특정기업의 주가가 전체 순자산과 비교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표가 낮을수록 기업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주가순자산비율이 각각 0.52배와 0.41배에 그친다”며 “주가가 낮게 평가되는 것이 은행권 전반의 문제인 만큼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점주주 매각방식 때문에 우리은행 민영화가 장기화해 주가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과점주주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팔아야 할 우리은행 지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정량의 주식이 매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며 “과점주주 수요를 확보하기 힘들어 매각과정이 길어질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위가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이려는 투자자가 나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우리은행 지분을 조금씩 매각할 경우 아직 팔리지 않은 지분이 잠재적 매물로 취급받아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은행 주가가 이런 방식으로 떨어진다면 추가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