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장에 이성호(58)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내정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첫 인권위원장 인사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성호 내정자는 30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면서 인권을 보장하고 법과 원칙, 정의에 충실한 다수의 판결을 선고했고 합리적 성품과 업무능력으로 신망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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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내정자. |
이 내정자는 이날 “우선 인사청문회에 성실히 임하고 통과한다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국가인권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충북 영동 출신으로 신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2기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남부지방법원장 등을 거쳤다.
이 내정자는 법원에서 국제 지적재산권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고법 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때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과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등 까다로운 항소심 재판을 원만하게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내정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09년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인 ‘아람회 사건’ 재심을 맡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 내정자는 당시 “선배 법관을 대신해 억울하게 고초를 겪은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아람회 사건은 1980년 6월 박해전, 이재권 씨 등 5명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실상을 알리는 유인물을 충남지역에 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이 내정자는 법조계 안팎에서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만 현직 고위법관이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내정되는 데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황창현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2013년 10월 감사원장에 내정됐을 때에도 현직 법관이 행정기관 수장으로 가게 되면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내정자는 8월12일 임기가 만료되는 현병철 위원장의 후임이다. 국가인권위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이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취임이 확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현산 기자]